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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
LG 류지현 감독이 중간 투수들의 활약을 높게 평가하면서 베테랑 김용의(36)의 집중력도 함께 칭찬했다. 전날 경기 김용의의 호수비 하나로 주말 경기 불펜진 운용이 한결 편해졌다며 마지막 한 이닝을 위해 경기 내내 준비한 김용의의 모습이 팀 전체에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랐다.
류 감독은 7일 미세먼지 취소 규정이 적용된 잠실 한화전에 앞서 “중간 투수들 모두가 지금까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를 계속 쓰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는데 골고루 호투해주면서 3연투와 멀티이닝을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 중간투수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지난 6일까지 불펜진 평균자책점 3.75로 이 부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고우석, 김대유, 정우영, 송은범, 이정용이 필승조로서 경기 중후반을 책임지고 배재준과 김윤식도 롱릴리프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김윤식은 지난주부터 선발진에 합류했는데 LG는 다음주 채지선을 1군에 합류시켜 롱릴리프로 대기시킬 계획이다.
그런데 류 감독은 불펜진 활약 뿐이 아닌 지난 6일 호수비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은 김용의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며 “단순한 호수비가 아니었다. 만일 그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고우석이 나왔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면 고우석이 연투에 임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번 주말 시리즈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9회말 5점차 리드에서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는 첫 타자 김인태에게 볼넷을 범해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그리고 대타 김재호와 상대하는 과정에서 폭투를 범해 무사 2루가 됐다. 득점 찬스에서 김재호가 1루 측으로 강한 타구를 쳤는데 이를 김용의가 잡아내 1루 땅볼을 만들었다. 타구가 빠졌다면 두산이 3점째를 뽑으며 4점차가 될 확률이 높았다. 당시 고우석은 불펜에서 워밍업을 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그러나 김용의의 호수비로 두산 공격 흐름이 끊겼고 함덕주는 강승호와 최용제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완성했다. 김용의의 호수비가 전날 경기를 깔끔히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고우석을 아끼며 불펜진 체력 소모도 제로로 만들었다. LG는 지난 5일과 6일 단 한 명의 투수도 연투하지 않으면서 2연승을 거뒀다.
류 감독은 “김용의는 늘 경기 시작부터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 어제도 9회 딱 한 이닝만 나갔지만 준비를 잘 한 덕분에 그런 호수비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야수진 최고참의 이런 자세를 우리 젊은 선수들, 그리고 2군 선수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게 LG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겨울 김용의는 백업선수임에도 프리에이전트(FA)를 신청해 LG와 1년 FA 계약을 맺었다. 당시 LG 차명석 단장은 김용의의 FA 신청을 응원했고 신속하게 FA 계약을 체결했다. 김용의가 보여주는 야구를 향한 집념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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