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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올해 KBO리그는 외국인 타자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구단이 많다. 한국땅을 밟은지 3년차 이상된 장수 외인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3)가 있어 두산은 걱정이 없다.
페르난데스는 2019 시즌 두산에 입단해, 3년째 함께 하고 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산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KBO리그 데뷔 시즌 144경기에 출장해 197안타 15홈런 타율 0.344를 기록했다. 직전 시즌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 슬라이크 등 외인타자 덕을 보지 못했는데, 페르난데스의 활약을 앞세워 극적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20 시즌 역시 풀타임 출전 199안타 21홈런 타율 0.340을 찍었다. 단 한개 차이로 200안타 고지를 넘지 못했지만,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대업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올시즌 역시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동행 중이다. 페르난데스는 5일 현재 정규시즌 69경기에 출전해 87안타 10홈런 타율 0.328을 기록하며 활약 중이다. 어느 때보다 힘이 빠진 두산 타선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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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9 시즌이 종료된 후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망설였다. 김재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외인 타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재환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에서 실패한 후 잔류하게 돼,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손을 다시 잡았다. 만약 두산이 페르난데스와 결별을 택했다면, 올해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지 모른다.
두산과 함께한 3년간 페르난데스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8 시즌 리그를 휩쓸었던 제라드 호잉도 3년차인 2020 시즌 부진 끝에 방출됐다. 2019년 한국땅을 밟은 프레스틴 터커 역시 3년째 KIA와 동행 중인데, 타율 0.247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변치 않는 모습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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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많은 변수와 마주한 두산이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 LG와 트레이드로 합류한 양석환이 잠실 거포로 거듭났지만, 강승호·박계범 등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또 김재호·오재원 등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 김재환·정수빈의 부진으로 두산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페르난데스의 존재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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