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정의당·아르바이트노조 등이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유한회사 앞에서 ‘맥도날드는 알바를 범죄자로 만들지 말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맥도날드가 폐기 대상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한 책임을 문제가 된 매장의 아르바이트생을 징계한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알바노동조합은 맥도날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알바 노동자에게 내린 징계를 철회할 때까지 불매운동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알바노동조합은 9일 오전 11시 민생경제연구소, 정치하는 엄마들 등으로 구성된 ‘맥도날드에 사회적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하고 한국맥도날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은 “점장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일한 아르바이트생을 순식간에 범죄자로 만들었다. 징계 철회 의사가 없는 맥도날드의 태도는 국민의 공분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저 시급을 받는 알바 노동자에게 정직 3개월은 사실상의 해고와 다름이 없다. 유효기간 스티커를 교체하라고 지시한 책임의 당사자는 따로 있는데 이를 노동자에게 뒤집어 씌워 인사위원회를 통해 27세의 청년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이 맥도날드의 대응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박창진 부대표는 “한국맥도날드는 대국민 사죄와 함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매장 관리자와 본사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도 알바노동자 1명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스티커 갈이’로 드러난 2차 유효기간 관리·감독 실태를 공개하고 전국 400여곳 매장을 전수조사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맥도날드가 발표한 1, 2차 사과문의 내용에도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맥도날드 사과문에서 3개월 정직의 중징계를 받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조치를 철회하지 않은 점, 식자재 유효기간을 유통기한보다 짧게 설정했다고 주장한 점, 재발방지 조치를 식품위생 관련 관리감독 업체가 아닌 노무법인에 맡긴 점 등을 꼬집었다.

박 부대표는 “맥도날드는 사과문에서 ‘원자재 점검 체크를 실시하겠다. 전직원 대상 안전 교육 내용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맥도날드 내부 자구책이 아닌 노동자가 잘못했으니 노동자를 교육하겠다는 괴상한 논리”라며 “내부 조사 또한 노무법인을 설정했다. 이는 노동자를 상대로 공포정치를 통해 또 다시 내부 고발이나 공익 제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겠다는 노동자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종로3가점, 안국점, 시청점에서 불매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전국 점포에서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는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에 날짜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법으로 사용한 사실이 공익신고자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 폐기 대상으로 정한 햄버거빵, 또띠야 등 식자재를 버리지 않고 사용한 것이다. 이후 한국맥도날드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알바노동자에게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한편 공익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관련 내용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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