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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1년 11월부터 격년제로 2차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메이저리그(ML)의 룰5 드래프트처럼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는 1.5군 혹은 2군 중고참 선수들에게 이적을 통한 기회의 장을 열었다.
실제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야구 인생 역전을 이룬 선수는 꾸준히 나왔다. 김성배, 금민철, 박진우, 홍성민 등이 새 유니폼을 입은 팀에서 투수진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2019년 11월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KT에서 LG로 이적한 김대유가 필승조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2차 드래프트의 보완점도 뚜렷했다. 처음 취지와 달리 2차 드래프트가 신예 선수들을 사고파는 유망주 시장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2013년과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이런 점이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구단이 중고참 선수보다는 5년차 이내 신예 선수 지명에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팜시스템이 뛰어난 구단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 이에 따라 2017년 2차 드래프트부터는 1, 2년차 선수는 자동보호 될 수 있게 규정을 개선했다. 구단별 유출 선수도 최대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두산은 늘 2차 드래프트가 이별의 장이 됐다.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선수를 향한 선호도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성공사례도 많았다. 2017년 2차 드래프트에서 4명, 2019년 2차 드래프트에서도 4명이 이적했다. 지금까지 총 5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23명이 지명을 받고 팀을 떠났다. 두 번째로 많은 LG와 SSG(당시 SK)가 16명을 보냈으니 차이가 크다. 반면 한화는 7명에 불과하다. 2차 드래프트가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었던 이유다.
결국 2020년 12월 실행위원회(10구단 단장 회의)에서 2차 드래프트 폐지가 결정됐다. 그러자 선수들이 반발했고 KBO 또한 2차 드래프트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여론에 따라 실행위원회는 2차 드래프트를 대체할 방법을 고민하기로 약속했다. 이제는 뚜렷한 대안을 제시해야할 때가 됐다.
KBO 관계자는 17일 “후반기 실행위원회부터 구체적으로 2차 드래프트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구단별 유출 선수 규모를 4명에서 3명으로 한 명 더 줄이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ML처럼 지명 선수 1군 등록 의무화를 주장했다. 반면 수도권 B구단 단장은 “솔직히 말하면 안 했으면 좋겠다”며 소속팀 유망주 유지에 무게를 뒀다.
이처럼 구단마다 입장이 다른 만큼 2차 드래프트 대안도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년째 코로나19에 따른 재정악화에 시달리면서 구단마다 지속적으로 몸집 줄이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이적료를 지불하고 타팀 선수를 데려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변수가 가득한 만큼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도 물음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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