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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면 괜찮아요.”
인터뷰를 요청하자 들려온 대답이다. 172cm의 큰 키와 지성미가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외모가 인상적인 유지연은 시니어모델이다. 올해 한 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모델 일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아혼이 주최한 디자이너 김혜인의 패션쇼에 참가했다.
명문사학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중문학을 전공한 유지연은 중국어, 영어에 능통해 관련 자격증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부업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치는 등 언어에 뛰어난 재능을 소유하고 있는 워킹우먼이자 워킹맘이다. 미래를 생각해 일찌감치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따낸 능력자다.
유지연이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세월의 흔적 때문. 유지연은 “예전엔 길을 가던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면 내가 오늘 좀 예뻐 보이나 했다. 하지만 최근에 나도 모르는 사이 자신감을 상실했다. 시니어모델 아카데미는 나를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수업을 통해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은 기분이었다”라며 모델로 나서게 된 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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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이 늦은 나이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자들의 열정이 한몫했다. 우연히 한 대학교 산하의 한국어 교육 기관에서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 늦은 나이에 타국에서 어렵게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보면서 인생 2막을 새로 시작해보고 싶은 강한 열망을 갖게 되었다.
유지연은 “인생의 후반기는 내리막길이 아니라, 나이와 손을 나란히 잡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소풍 같은 일이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시니어모델이다”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사회 경험과 타고난 끼로 유지연에게 런웨이와 촬영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처음 마주친 동료들과도 금세 친해졌다. 세월이 가져다준 특유의 여유 때문이랄까. 유지연은 “시니어모델은 자웅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돌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한 쪽에 쌓아 두기만 했던 이삿짐들을 꺼내 보는 시간을 선사해준다”라며 새롭게 가지게 된 직업을 이야기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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