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이용이 지난 2018년 10월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월드컵 수준의 풀백 경쟁력을 확보하라!’

9월부터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나서는 축구대표팀 ‘벤투호’의 또다른 과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3일 이라크(9월2일·서울), 레바논(9월7일·수원)과 최종 예선 1~2차전에 나설 26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풀백 자원만 5명을 불러들였다. 홍철(울산), 이기제(수원 삼성), 김문환(LA FC), 이용(전북)과 더불어 이번에 미드필더진에 포함된 강상우(포항)도 풀백 소화가 가능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월 월드컵 2차 예선 당시 이번 5명에 김태환(울산)까지 총 6명의 풀백을 소집한 적이 있다. 대표팀에서 측면 수비수를 5명 이상 뽑는 건 드문 일이다. 그만큼 벤투 감독이 가장 고민하는 포지션이라는 의미다.

벤투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측면 빌드업을 자기 축구의 화두로 내세우면서 풀백을 전술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기대만큼 풀백 기대주가 성장하지 못하면서 베테랑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대표적으로 두 차례 월드컵(2014 브라질·2018 러시아)을 소화한 1986년생 오른쪽 풀백 이용의 발탁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 여섯 살인 그는 3년 전 러시아 대회가 현역 마지막 월드컵이 되리라고 여겼다. 기동력이 필수인 풀백 포지션의 특성상 30대 후반에 다다른 자신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카타르 대회는 다소 무리라고 봤다. 벤투 감독도 부임 초기 자리를 잡을 때 이용을 불러들이다가 지난 2019년 11월 월드컵 2차 예선 이후 한동안 소집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문환, 윤종규, 김태환 등을 중용했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는지 지난 6월부터 다시 이용을 찾고 있다.

홍철
홍철. 스포츠서울DB

이밖에 역시 러시아 대회를 뛴 왼쪽 풀백 홍철도 지난 3월 부상을 안고 있었으나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일본과 원정 경기를 뛴 적이 있다. 이전까지 붙박이 왼쪽 풀백으로 뛴 김진수(전북)가 한동안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가 존재하지만, 그만큼 믿고 쓸 만한 풀백이 많이 없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 축구는 김진야, 이유현, 서영재 등 연령별 대표 출신 풀백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최근 프로서부터 공격수가 풀백으로 전업해서 뛰거나, 센터백을 겸하는 풀백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국제 경쟁력을 지닌 전문 풀백이 줄어든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풀백은 전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처럼 메이저 대회에서 성공하려면 탁월한 공수 능력을 지닌 풀백을 보유해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 성공이 궁극적인 목표인 벤투 감독으로서는 최종 예선에서 홍철, 이용 등 그간 중용한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선수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대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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