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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문선민이 24일 봉동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제공 | 전북 현대

[스포츠서울 | 완주=정다워기자] 전북 현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끄는 문선민(29)은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문선민은 지난 7월 초 국군체육부대(김천 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했다. 한 달여 컨디션을 회복하고 몸을 만든 그는 후반기 전북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7일 대구FC전에서는 복귀골을 신고했다. 전반기 크게 흔들린 전북은 문선민 복귀 후 5경기에서 3승1무1패로 순항하고 있다.

24일 봉동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문선민은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 너무 좋다. 코로나19로 군 복무 기간 휴가를 거의 못 나왔다”며 “난 그나마 아기가 있어서 (군에서) 배려해줘 나오기는 했지만, 그렇게 자주는 못 나왔다. 사회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고 웃었다. 오랜만에 복귀한 전북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무엇보다 ‘최고령’ 이동국이 은퇴했다. 문선민은 “내 생각엔 동국이 형 부재가 확실히 느껴진다. 훈련소 들어가기 전 연락 드렸을 땐 내가 전역할 때까지 (전북에) 남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TV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이 됐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로 책임감도 커졌다. 입대 당시 갓난아기였던 딸이 어느덧 말이 통하는 유아로 성장했다. 문선민은 “아기가 진짜 많이 컸다. 서로 대화가 오갈 정도다. 한참 크는 시기에 1년 6개월간 제대로 못 봐서 미안하더라. 딸이 나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아내와 함께 있으면 질투할 정도”라며 ‘딸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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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복귀전을 치른 문선민.제공 | 프로축구연맹

문선민은 입대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올해 개막전에서도 부상을 입어 K리그2에서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다행히 전역 후 부상에서 회복했고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문선민은 “팀의 부진을 지켜보며 걱정이 됐다.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면서 “내가 복귀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선수들은 다 정신 무장이 돼 있다. 지난해 더블 우승을 보면서 ‘저기에 나도 있고 싶다’ 생각했으니 올해 꼭 이루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경기력만 보면 문선민은 전북의 에이스다. 정작 그는 이 표현을 어색해한다. “전북은 최고의 팀이고 최고의 선수가 모여 있다. 선수 모두 에이스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니어도 다른 선수들이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공격을 많이 하는 입장에서 공격포인트를 많이 올려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대신 문선민은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 돌격이라는 말이 멋지게 느껴진다. 계속 그렇게 불러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문선민은 어드바이저로 활동 중인 박지성 위원을 만났다. 박 위원은 문선민에게 “전성기 나이에 들어갔으니 더 잘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문선민은 “박지성이라는 존경스러운 분의 한마디에 자신감을 얻었다. 사실 낯가림이 있어 말을 쉽게 못 했다. 사진도 못 찍었다”고 웃더니 “박 위원 말씀대로 난 아직 발전할 여지가 있다. 이번에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더 성장해 A대표팀에도 다시 가고 싶다”라며 다시 태극마크도 달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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