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1_1759_1
제주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주민규.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남기일표’ 토종 득점왕이 한 번 더 탄생할 조짐이다.

제주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지난 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26분 페널티킥, 후반 29분 헤더로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두 골을 추가한 주민규는 21골로 득점 1위를 지켰다. 같은 날 득점 2위인 수원FC 라스가 17호골을 터뜨렸지만 차이는 4골로 늘어났다. 남은 3경기에서 뒤집기 쉽지 않은 차이다. 주민규의 득점왕 등극이 유력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주민규는 2016년 정조국(당시 광주FC) 이후 5년 만에 토종 득점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4년간 K리그1 득점 1위는 모두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몫이었다. 2017년 조나탄(수원 삼성), 2018년 말컹(경남FC), 2019년 타가트(수원 삼성), 그리고 지난해 주니오(울산 현대)까지 모두 외인들이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더불어 주민규는 2010년의 유병수(인천 유나이티드)의 22골 기록에도 한 골을 남겨놓고 있다. 2003년의 김도훈(성남 일화)의 28골 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토종 스트라이커로는 한 시즌 최다골 부문 2위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정조국, 주민규 모두 남기일 감독의 지도 아래 득점력을 꽃 피웠다. 정조국 현 제주 코치는 광주 시절 남 감독의 조련을 받았다. 2015시즌 FC서울에서 11경기 1골에 그쳤던 정 코치는 남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광주로 이적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남 감독은 원래 스트라이커에게 많은 활동량과 수비를 요구하지만 정 코치의 득점력을 극대화기 위한 전술을 도입했다.

정 코치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인 주민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 감독은 주민규가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주민규의 특성을 100% 끄집어냈다. 수비 부담을 덜면서도 포스트, 크로스 플레이를 주민규에 맞췄다. 여기에 정 코치도 자신의 노하우를 십분 전수하며 주민규의 능력을 더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해 발바닥 부상으로 고생했던 주민규도 화답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주민규는 성실한 플레이로 남 감독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후반기에는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지탱하는 구실까지 해냈다. 현재 제주의 가장 중요한 선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올시즌 주민규는 31경기에서 79회 슛을 시도했다. 라스(108회)에 비해 훨씬 적지만 골은 더 많이 넣었다.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득점왕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주민규의 활약 속에 제주는 현재 4위에 올라 있다. 승격팀으로 3위를 탈환,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