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일류첸코 결승골
전북 현대 스트라이커 일류첸코.전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구스타보와 일류첸코. 그리고 오세훈.

올시즌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큰 차이 없이 우승 레이스를 벌였다. 전북의 경우 기복이 있었고, 반면 울산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결정적 차이는 지난 6일 맞대결에서 발생했다. 전북이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3-2 승리했고, 승점 70에 도달하며 울산(67점)에 3점 앞섰다. 다득점에서도 6골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2승1패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섰다.

비등했던 전북과 울산의 희비는 스트라이커의 무게감에서 엇갈렸다고 볼 수 있다. 전북은 마지막 맞대결에서 경기 종료 15초를 남겨놓고 일류첸코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의 7부능선을 넘었다. 정규시간이 거의 끝나가던 시점에 구스타보를 대신해 들어간 일류첸코는 단 5분만 뛰고도 전북의 승리를 이끄는 구실을 했다.

올시즌 전북의 힘은 스트라이커에서 비롯된다. 일류첸코가 15골, 구스타보가 14골로 둘 합쳐 총 29골을 기록했다. 팀 득점(65골)의 38%가 두 스트라이커로부터 나왔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서로의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에는 일류첸코가 잘했고, 일류첸코가 주춤한 중반부터는 구스타보가 맹활약했다. 최근에는 일류첸코가 구스타보가 큰 기복 없이 제 몫을 하고 있다.

반면 울산은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스트라이커가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울산은 22세 이하 자원인 오세훈을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여름 힌터제어를 보냈고, 남은 선수는 오세훈과 김지현뿐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일단 오세훈을 주전으로 낙점했다. 오세훈은 장신에 힘과 연계 능력이 좋은 장래가 촉망되는 스트라이커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아직 유망주일뿐이다. 오세훈은 아직 프로 무대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9시즌 K리그2의 아산에서 30경기 7골3도움을 기록한 게 커리어 하이다. 올시즌 울산에서 16경기에 출전해 4골1도움을 기록했다. 전북 스트라이커들의 득점 기록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홍 감독도 “오세훈은 어린데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상대는 좋은 두 선수가 있다. 거기서 차이를 느꼈다”라며 스트라이커의 무게감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물론 울산은 다른 포지션에서 경쟁력이 있다. 오히려 전북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다. 측면의 이동준, 2선의 바코, 이동경, 중앙의 원두재 등 팔팔한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끈다. K리그 최고의 골키퍼인 조현우도 울산을 더 강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이다. 결국 골을 넣을 줄 아는 팀이 승리하고 나아가 우승까지 한다. 아직 3경기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전북이 우승하고 울산이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문다면, 트로피의 향방은 스트라이커에서 갈렸다고 봐야 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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