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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은 채 온갖 의혹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씨가 과거 대학교수 임용 지원서에 ‘가짜’경력을 제출했다는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하는가 하면 회사설립도 전에 재직했다며 있지도 않은 회사직함을 적고는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친하게 지냈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아 논란이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이를 단독보도한 YTN 측에 “나는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하고는 “(교수직은)공채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지원했다”면서 자신 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허위 재직증명서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위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빼박’ 허위경력에 대해서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고 마지못해 인정했다.
YTN은 14일 “김건희 씨가 과거 한 대학에 제출한 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 경력과 가짜 수상 기록이 기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교수 임용 지원서를 보면 설립되지도 않은 협회에서 일했다고 했거나 받지도 않은 대상을 받은 것처럼 적혀 있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씨는 이 경력으로 임용에 통과해 지난 2007년 실제로 1년 가까이 수원여자대학교 광고영상과 교수로 재직했다.
YT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교수 초빙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경력사항에는 2002년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혀 있다.
문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04년6월에야 설립됐다는 것. 설립도 전에 근무를 했다는 주장인데다, 더 황당한 것은 기획이사라는 직함은 당시도 현재도 없는 직함이라는 것.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이와 관련 YTN에 “(당시 자료가 없어) 김 씨의 재직 증명서가 협회 설립 이전 날짜로 발급된 경위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기획팀’과 ‘기획 이사’란 자리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재직 증명서를 발행한 것으로 되어 있는 부서장 역시 “(김건희 씨를) 저는 본 적이 없다. 사외이사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부적으로 저는 본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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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또 지원서에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 했다고 기재했는데, 주최 측 확인 결과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이름으로 응모된 출품작 자체가 없었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관계자는 “올해 같은 경우도 감독이 여러 명으로 출품하는 경우에는 감독 이름이 줄줄이 다 들어간다. 열 몇 명이더라도. 하지만 이번 건(김명신 씨) 관련해서는 아예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애니메이션 경력을 하나 더 기재했는데, 2004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고도 기재했다. 해당 경연은 개인이 아닌 출품 업체가 받는 방식인데, 출품업체가 제작을 마친 뒤에에 회사 이사로 재직한 터라 김 씨의 역할은 없었다. 개입한 적도 없는 수상에 발을 얹은 셈.
당시 업체 대표는 “2004년도 12월 상은 애매하다. (직접 참여한 건 아니죠?) 아니다. (개인이 아니라) 회사가 경력을 가지고 있는 거다. 이걸 악용했다거나, 그런 것에서는 보시기에는 따지고 보면 그런 면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2006년도 수상에 대해서도 마치 혼자 수상한 것처럼 기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업체 대표는 “어디까지 했느냐 이거는 어려운 역할이다. 저는 감독하고 시나리오 썼지만 전부 제작했다고 얘기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얘기도 안 하고”라며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갖은 논란에도 침묵해온 김씨는 YTN과 단독 인터뷰에서 설립 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적힌 재직증명서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직증명서를 위조한 건 아니라면서도 실제 재직여부를 묻자 “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들을 자신이 몸 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존재한 적 없는 ‘기획이사’라는 직책이 한 건물의 친한 관계자에게 발급해주는 ‘쿠폰’도 아니고 어불성설 답변이었다. 그리고는 “협회에서 따로 월급을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애니메이션 관련한 총 3건의 수상 경력 중 허위로 작성된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허위 기재를 인정했다. ‘죄라면 죄’가 아니라 허위 경력과 관련된 사문서 위조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단체 수상을 개인 수상인 것처럼 적은 2건의 수상 경력에 대해서는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경력에 넣었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김씨가 겸임 교수 임용 당시 수상 경력 자체를 대체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는 부분이다. 김 씨는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강변하며, 자신이 채용돼 누군가의 기회가 박탈됐을 거라는 지적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누군가 자신에게 대학교수 자리를 주기로 약속해서 거기에 맞는 경력을 그럴싸하게 적어냈을 뿐이라는 듯한 답변이었다.
김 씨는 “공채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지원했다”면서 자신의 채용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고, 경력은 그냥 간단하게 썼다고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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