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 작년 매출 279조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인상을 제안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창사 53년만에 파업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나온 파격 제안으로 회사 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올해 기본인상률 15.72%를 회사에 제안한다는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이는 노사협의회가 제시한 임금인상률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삼성전자는 과반수 노조가 없어 투표를 통해 직원을 대표할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을 선출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2~3월에 노사협의회와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노사협의회는 지난해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인상률 역시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였다.

노사협의회는 지난해 메모리 호황 등으로 인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사내 불만 등을 고려해 이같은 파격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노사협의회는 고정시간외 수당 및 임금피크제 개편, 성과인상률 체계 투명화, 하계휴가 도입 등도 회사에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이런 제안은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회사와 노조 간의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와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임금협상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과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존 임금인상률 외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일각에선 노조와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 간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기흥·화성사업장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협력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올해 임금인상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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