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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경선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측은 통합 논의는 환영하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는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는 13일 후보 등록 이후 유튜브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단일화는 누가 되는 것 이전에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가’가 중요하다”며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경선 방식의 단일화 방식을 공식 제안했다.
이어 “야권후보 단일화는 미래로 가기 위한 연대이고 연합이어야 한다”며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의 비전을 모두 담아내야만 하고 그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로 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도적인 승리는 국민적 명분과 합리적 단일화 과정을 통해 이 길이 미래로 가는 길이란 것을 국민 앞에 보여드릴 때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진정성 있는 화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당초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이런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부인 김미경 교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안 후보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온라인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에 대한 질문에는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대변인 차원에서는 보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의 당사자인 후보와 당 간에 역할분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며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 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여론조사 경선에서 여권 지지층이 의도적으로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경우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역선택’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관되게 단일화 논의에 부정적이었던 이준석 대표는 한층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SNS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군요”라고 게재했다. 안 후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부처님 손바닥 안 손오공’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이 대표는 잇달아 올린 SNS글에서 “매일 네이버 켜고 자기 이름만 검색하고 계시니까 세상이 본인 중심으로 돌고 단일화 이야기만 하는 걸로 보이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토론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기회 15초 나눠주는 것도 대단한 인심 쓰듯 하는 사람과 뭘 공유하나”라고 덧붙였다.
hjcho@sportsseoul.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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