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김윤수
한화 김범수(왼쪽), 삼성 김윤수.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최민우기자] “건강한 모습으로 팀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우길 바란다.”

한화 김범수(27)가 동생 김윤수(23·삼성)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김 씨 형제는 공통점이 많다. 포지션이 투수인데다, 빠른 공을 구사할 수 있다. 불펜진인 것도 똑같다. 닮지 않았으면 하는 부상 이력도 있다. 프로 생활을 먼저 시작한 형은 자신과 똑같은 길을 걷는 동생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하다. 소속 팀이 다르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동생을 챙길 수 없는 현실이지만, 비시즌이면 서로 야구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범수는 동생과 마무리 투수로서 맞대결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롱토스로 몸푸는 한화 김범수[포토]
한화 김범수가 한화이글스의 전지훈련 캠프가 진행중인 하청스포츠타운에서 3일 투수조 훈련인 롱토스로 몸을 풀고 있다. 거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야구계에서는 흔히 ‘왼손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다. 김범수가 그렇다.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는 ‘미완’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북일고를 졸업한 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고, 구단의 기대를 온몸으로 받았다. 이글스 합류 후 구속은 꾸준히 늘어 150㎞를 상회하는 공을 던졌으나, 제구 난조로 애를 먹었다. 마운드에서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니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김범수의 제구력도 점차 안정화를 이뤘다. 고관절 수술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으나, 56경기 4승 9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22를 기록하며 한화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포토]투구 준비하는 삼성 김윤수
삼성 김윤수가 7일 경북 경산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불펜 피칭을 하다 손바닥의 로진을 불어내고 있다. 경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윤수는 형과 달리 오른손 강속구 투수다. 북일고를 졸업했고, 2018년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9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김윤수는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4.1㎞에 불과했지만, 2020시즌 149.2㎞, 2021시즌 148.1㎞의 빠른공을 뿌렸다. 제구도 점차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3승 5패 12홀드를 기록해 허삼영 감독으로부터 ‘차세대 필승조’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범수와 김윤수 모두 1군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2022시즌에는 마운드에서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형은 경쟁 상대로 만날 동생을 이기겠다는 각오보단, 걱정을 더 많이 했다. 김범수는 “동생이 잘했으면 좋겠다. 아프고 난 뒤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파이어볼러 형제’라는 자부심도 있다. 김범수는 “한국 야구에는 형제 모두가 빠른공을 던지는 경우는 없었다. 우리 집안뿐이다. 나와 동생은 처음부터 빠른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프로 입단 후 구속이 올랐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삼성에는 오승환도 있다. 옆에서 아프지 말고 잘 배우길 바란다”며 동생을 응원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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