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제공 | 카카오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14일 밝혔다.

이번 사임은 2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향후 김 의장은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 업무를 맡게 된다.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같은 날 중대한 리더십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네이버도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1981년생 최수연 신임대표가 공식 선임됐다.

김 의장은 이날 전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앞으로 NK(남궁훈 대표 내정자를 가리킴)가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출발점은 일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픽코마는 일본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영입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방정식을 대입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픽코마가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카카오공동체 글로벌 성장의 핵심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한 바 있으며,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 왔다.

카카오웹툰과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북미, 아세안, 중화권, 인도,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3배까지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부터 TV, 스크린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제작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을 겨냥한 슈퍼 지적재산(IP) 기획 제작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 의장은 “여러분들이 카카오에서 시도한 실험과 성공의 결과가 곧 글로벌 서비스로 이식되고 글로벌에서 거둔 성공의 결과도 카카오에 연결되는 그런 날을 상상해본다”며 “저 또한 우리의 성공 경험이 글로벌에 확장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하며, 카카오 창업자로서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 제시는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의 여러 사업과 서비스의 형태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구성해 카카오의 국내외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남궁 내정자는 “한글 기반의 스마트폰 인구는 5000만 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 명의 1%에 해당한다”며, “이제 카카오는 1%에서 99%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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