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장시환
한화 장시환이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한화 장시환(35)이 또 불운에 울었다. 561일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장시환은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8회말 무사 1루에서 구원등판했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1이닝을 잘 막아내 기대감이 높았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단 두 경기만으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장시환을 포함한 불펜진이 매우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며 콕 집어 그를 언급했다. 지난해 선발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채 13연패에 빠진 장시환을 불펜 필승조로 돌려 악연을 끊어주겠다는 의지가 묻어낸 지목이다.

첫 단추부터 꼬였다. 첫 타자 황대인의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는데, 하주석이 한 번에 처리하기 애매했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드는 타구에 직접 포구와 원바운드 처리를 두고 고민하던 하주석은 대시 대신 기다림을 택했다. 살짝 드라이브가 걸린 타구는 하주석 앞에서 지면에 떨어졌는데, 한발 물러나며 포구하려던 것이 글러브 들어갔다 흘렀다. 하프웨이를 하던 대주자 김태진은 2루로,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던 황대인은 1루로 각각 전력질주해 모두 세이프됐다. 불운이 시작된 셈이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호령이 댄 희생번트는 다소 강하게 투수와 3루수 사이로 굴렀다. 장시환이 빠른 대처로 포구했고, 3루수 김태연은 베이스로 돌아갔다. 포스플레이 상황이라 3루를 선택했더라면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상황. 3루를 한 번 쳐다본 장시환은 몸을 돌려 타자주자를 잡아냈다. 송구 이후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판단 실수라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류지혁 \'역전 세리머니\'
KIA 류지혁이 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서 8회말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두 차례 수비 실수는 1사 2, 3루 위기로 이어졌고, 2볼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류지혁에게 던진 공은 중견수 앞으로 날아갔다.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전개하던 터라 빗맞은 타구가 아무도 없는 곳에 떨어졌다. 7회초 상대 실책을 발판삼아 역전에 성공했던 한화로서는 수비 위치 선정과 타구 판단 실수 등이 한꺼번에 겹쳐 시즌 첫 승 기회를 날린 셈이다.

장시환이 마지막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은 2020년 9월 22일 두산전이다. 선발로 나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뒤 1년 6월간 승 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행운의 승리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충분히 좋은 구위를 가졌고, 변화구 구사능력도 수준급이라 반드시 승리를 따낼 것으로 믿는다. 공 한 개를 던져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면, 팀과 장시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으로서도 장시환의 장기 연패가 마음에 걸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의 바람과 달리 재역전을 허용한 한화는 9회초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