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유

플레이유 2회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누가 감히 촬영 중인 ‘국민 MC’ 유재석에게 “말 진짜 많다”고 지적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상상해본 적 없는 그림이다. 카카오TV 예능프로그램 ‘플레이유’가 베일을 벗기 전까진 말이다.

‘플레이유’는 ‘신개념 인터랙티브 예능’을 표방한다. 이러한 명명에서 유재석과 시청자의 실시간 소통이 프로그램의 핵심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유재석은 매주 화요일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 스타 게스트 대신 혼잡한 채팅방을 마주하고, 그중 눈에 띄는 것을 읽으며 프로그램을 끌어간다. 제작진이 자신있게 내세운 ‘인터랙티브’라는 수식어에 부합하는 대목이다.

‘플레이유’가 ‘신개념’이 될 수 있는 이유도 궁금하다. 답은 유재석과 시청자의 관계성에 있다. 유재석이 ‘유(YOU)’라고 지칭하는 시청자는 그가 100분간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단순한 감상평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는 끊임없이 그의 행동을 제안하고, 지시하고, 제어한다. 선택지가 여럿 나뉠 때는 ‘유’의 투표로 결정하며, 이를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유재석도 그저 ‘유’의 게임 캐릭터일 뿐이다. ‘유’는 거침없다. 유재석의 오프닝이 길어지면 곧바로 “말만 했는데 10분 지남”이라는 글이 등장한다. ‘반모(반말모드)’라며 말도 놓는다. 채팅방을 이용하는 ‘유’는 이러한 소통법에 능한 MZ세대가 상당수일 것이라 추측된다. 이 가운데 “(나)경은이 잘해줘” 등의 채팅은 파격적인 웃음을 선사한다.

유재석은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지만 자타공인 업계 일인자다. 이러한 측면에서 상당히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플레이유’는 ‘랜선 교류’로 거리감을 과감하게 좁힌다. 더 나아가 그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그에게 끊임없이 ‘부캐(부캐릭터)’를 부여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던 MBC ‘놀면 뭐하니?’와는 확연히 다른 활용법이다.

프로그램의 인기는 이처럼 발칙한 상상에서 기인하는 분위기다. 실시간 라이브는 50만 뷰 안팎을 오가며, 지난 12일 공개된 1회는 1주 만에 누적 조회 수 250만을 돌파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20일 스포츠서울에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방송사 대표 프로그램일 수는 있지만 인기 프로그램이 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에 달렸다. 그의 출연만으로 만들어진 화제성이 이어지려면 대중이 느끼는 친근감을 뛰어넘는 신선한 재미가 필요하다. ‘놀면 뭐하니?’, ‘런닝맨’, ‘식스센스3’ 등이 시청률에서 고전 중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고무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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