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201000665300048231-horz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할리우드 메인 스트림에서 성소수자 캐릭터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성소수자 인권이 열악한 해외 몇몇 국가들에서 개봉이 금지 또는 일부 수정된 채 개봉돼 논란이 되고 있다.

마블의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2)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봉이 금지됐다. 극 중 레즈비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외신은 “이 영화는 아직 개봉 전인데다가, 시사회 또는 사전 리뷰를 거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성소수자 이슈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쿠웨이트 등 중동 걸프지역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이다. 따라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나 인물을 다룬 영화들은 종종 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 상영이 금지된다.

지난해 개봉한 마블의 ‘이터널스’도 성소수자 커플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중동 지역에서 개봉 금지 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 1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대해서도 트렌스젠더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중동 지역에서 개봉 금지 결정이 내려졌다.

앞서 중국에서는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하 신동덤)이 주요 등장인물간의 동성애 관계 암시 장면이 삭제된 채 개봉됐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개봉한 ‘신동덤’은 러닝타임 142분 중 6초 가량이 삭제됐다. 편집된 장면은 주인공 덤블도어(주드 로)와 그린델왈드(미즈 미켈슨)의 과거 연인 관계를 암시한 장면이었다.

‘신동덤’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의 경우, 6초간의 편집이 요청되었고 우리는 (중국)현지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 이러한 변경을 받아들였지만 영화의 주요 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즐기기를 원하며, 이러한 편집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워너브라더스가 중국에서 막대한 흥행수입을 얻기 위해 영화 정신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편, ‘신동덤’은 지난 13일 개봉해 국내에서만 70만 관객을 넘어섰고, ‘닥터 스트레인지2’는 오는 5월 4일 개봉한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