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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숨을 거뒀다. 단편영화 ‘주리’ 이후 9년 만에 관객을 만날 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그의 사망 소식은 더욱이 큰 충격을 안겼다.
고인의 마지막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다. 영화 ‘반도’, ‘부산행’, 드라마 ‘괴이’, ‘지옥’, ‘방법’의 연상호 감독이 처음 도전하는 SF물이다. 지난해 말 촬영을 시작해 지난 1월 크랭크업했다. 후반작업을 마치고 올해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이 영화는 22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에서 내전이 일어난 가운데, 전설의 용병 정이의 뇌복제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강수연은 뇌 복제와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의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서현은 주인공이자 복제 대상인 정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요 인물이다. 이에 긴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강수연이 극에 더할 무게감과 몰입감은 여전할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이’는 강수연에게 도전인 작품이기도 하다. 2011년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 이후 상업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그가 참여한 대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와 더불어 첫 SF물이자 첫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작품이었다. 오랜 기간 배우가 아닌 영화계 인사로 활동했던 그의 과감한 선택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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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현장에서 함께 호흡한 연상호 감독과 제작에 참여한 넷플릭스 코리아는 영면에 든 그를 진심으로 추모했다. 연 감독은 자신의 SNS에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남겼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 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故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다.
한편,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흘간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장례는 영화인 장으로 치러진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17호에 마련됐다. 조문은 8일~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받는다. 영결식은 11일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발인은 영결식 직후 진행된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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