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전 선발 등판한 삼성 뷰캐넌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KBO리그 구단들이 거의 매년 하는 고민이 있다. 외국인 선수다. 항상 잘할 것이라 믿고 데려오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는 꼭 있다. 시즌 도중 교체도 쉽지 않다. 바꾼 선수가 잘한도는 보장 또한 없다. 결국 애초에 잘 뽑는 것이 최선이다. 안 그러면 다 꼬인다.

시즌 절반이 흐른 현재 외국인 선수 고민이 없는 팀을 꼽자면 삼성 정도다. 데이비드 뷰캐넌-알버트 수아레즈 원투펀치가 호투 행진을 펼치고 있고, 호세 피렐라는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 국내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중위권에 머무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다른 팀들은 상황이 다르다. 1위 SSG는 케빈 크론이 아쉽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2위 키움은 타일러 애플러가 주춤하다. 숱한 화제를 모았던 야시엘 푸이그도 빅 리그 시절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들인 돈을 생각하면 바꾸기도 어렵다.

3위 LG는 리오 루이즈를 집으로 보냈고, 로벨 가르시아를 데려왔다. 이쪽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4위 KIA는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문제다. 션 놀린은 부상으로 이미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운 상태고, 로니 윌리엄스 또한 평균자책점 5.89가 전부다.

5위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웨스 벤자민으로 바꿨고, 헨리 라모스는 앤서니 알포드로 교체했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7위 두산은 190만 달러를 안기며 재계약한 아리엘 미란다가 말썽이다. 8위 롯데는 DJ 피터스가 가장 큰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도 4월의 강력함을 잃었고, 글렌 스파크맨도 들쑥날쑥하다.

[포토]키움 푸이그, 스트라이크 존에 아쉬워 하며...
키움 야시엘 푸이그.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9위 NC는 웨스 파슨스가 40일 넘게 무소식이다. 후반기는 돼야 돌아올 수 있을 전망. 최하위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을 이미 다 바꿨다. 예프리 라미레즈-펠릭스 페냐를 영입했다. 라미레즈는 한 번 등판해 2.1이닝 4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페냐는 이제 들어왔다.

모두 희망을 안고 계약했고, 더 잘할 것이라 믿어서 재계약을 했다. 그러나 성공률이 썩 높지는 않다. 9개 구단이 애를 먹고 있다. 시즌 도중 바꾸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빅 리그에 미련이 남은 선수들이 해외로 가려 하지 않는 부분도 크다. 치치 곤잘레스, 체이슨 앤더슨 등이 그랬고, 최근 FA가 된 드류 허치슨도 다시 디트로이트와 계약했다. 눈높이를 강제로 낮춰야 한다.

교체 선수와 계약을 해도 비자 발급 등 제반 행정업무에 시간이 걸린다. 와서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허공에 날리는 시간이 많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잘해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도 꽤 많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시즌 초라면 모를까, 시즌 중간에 와서 적응에 한 달씩 걸리면 답답한 노릇이다. 구단들 속만 타들어간다.

신입이든 재계약이든 결국 모든 외국인 선수는 ‘도박’이다. 이 도박을 매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중박’도 안 된다. 무조건 ‘대박’이어야 하는 미션이다. 그래서 더 어렵다. 처음에 잘 뽑지 않으면 시즌 전체가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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