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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김용일기자] “한 번도 토트넘전 생각 안 해봐. K리그 일정 너무 타이트.”
FC서울전 대역전극의 견인차 구실을 한 이승우(24·수원FC)는 사흘 뒤 열리는 토트넘전 얘기에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승우는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에서 0-2로 뒤진 후반 7분 만회골을 넣으면서 팀이 4-3 역전승을 거두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득점 뿐 아니라 전반 중반 교체로 들어간 뒤 투쟁적인 몸놀림으로 팀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승우가 기세를 올린 수원FC는 라스~김승준의 릴레이포로 점수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 시간 서울 이한범에게 다시 동점골을 내줬으나 종료 직전 정재용이 헤딩 결승골을 넣으며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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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승우는 “시즌 전에도 얘기했으나 FC서울 상대로 꼭 이기고 싶었다. 수원FC가 여태까지 한 번도 못 이겼다(이전까지 서울전 1무6패)는 말도 들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한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기뻐했다.
기분 좋은 승리에 토트넘전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는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토트넘의 친선전에 나서는 팀 K리그(K리그 올스타) 24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수장을 맡고 이승우의 소속팀 수원FC 김도균 감독이 코치를 맡는다. 앞서 라이브 방송에서 김 감독은 최근 주중, 주말을 오가는 K리그 일정을 고려해 선수별 출전 시간을 배려하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유럽 이적설이 나도는 이승우는 토트넘에 잘 보이도록 장시간 출전시키겠다고 농담해 웃음을 줬다.
그러나 이승우는 토트넘전 얘기에 작심한 듯 말했다. “한 번도 토트넘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입을 연 그는 “K리그가 더 중요하다. 이번 서울전과 다음 (16일) 강원FC전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에 2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토트넘과 경기하는 건 우리에게 좋은 기회이고 좋은 일이다. 팬도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토트넘을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기회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쉽다. 선수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데, K리그 일정 중에 갑자기 이런 경기를 뛴다는 게…”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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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올 시즌 겨울월드컵(11월 카타르) 특수성으로 리그가 조기 개막했고, 이전보다 타이트한 일정으로 짜여 있다. 게다가 올여름 매우 덥고 습한 날씨다. 이런 환경에서 선수가 사력을 다하면서 여러 팀에서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 이승우는 이런 현상을 꼬집으면서 “토트넘과 올스타전 이벤트를 하는 건 좋은데 선수 입장에서는 솔직히 일정이 아쉽다. (올스타전) 기간을 두고 프로축구연맹이 선수에게 물어보고 의견을 협의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분들은 재정적 이득을 보겠지만 선수는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쓴소리했다.
앞서 김 감독은 이승우를 선발에서 제외한 것에 “한국 무더위에 고전하는 것 같다”며 최근 2경기 활약이 저조했던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날 조커로 활용할 뜻을 밝혔는데, 나름대로 적중한 셈이다. 이승우는 “(지난) 대구 원정 등은 내가 살면서 가장 더웠던 느낌이다. 유럽에서는 햇볕은 뜨겁지만 습하지 않은데 한국은 습하고 더워서 숨이 안 터진다”며 “게다가 경기 일정이 너무나 타이트하다. 오늘 나 역시 근육에 문제가 생겨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더위에 모든 팀이 지쳐 있다. 100% (컨디션으로) 뛰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밖에서는 ‘그게 왜 안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피로가 쌓이니 선수들이 힘들어한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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