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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가 지난 28일 강릉에서 열린 LCK 서머 T1과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룰러’ 박재혁이 우승트로피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강릉=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강릉=김민규기자]“우승하고 많은 생각이 났다.”

‘무관’의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왔을까. ‘룰러 엔딩’을 보여주며 젠지의 우승을 이끈 박재혁은 우승트로피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의 서러움을 씻어낸 후련함이었다. 수많은 기억과 감정이 만들어낸 뜨거운 눈물이다.

젠지는 지난 28일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에서 T1에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막상막하란 예측과 달리 젠지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내내 보여줬던 ‘룰러 엔딩’이 강릉에서도 빛났다.

경기 후 박재혁은 “지금까지 팀원들도 나도 많이 힘들었는데 다 같이 우승해서 기쁘다. 앞으로 롤드컵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승트로피 세리모니를 앞두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팬과 선수의 마음이 통했을까. 이를 본 팬들은 눈물의 의미를 되새기며 함께 울었다. ‘룰러’ 역시 팬들을 떠올리며 슬펐고 감사했고 힘이 났다고 강조했다.

박재혁은 “우승하고 많은 생각이 났다(잠시 생각하더니) 2019년이 제일 기억에 떠올랐다. 당시 LCK 서머가 끝나고 팬들을 만났는데 너무 슬펐다. 슬펐고 포기하려고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지만 졌는데도 응원해주는 팬들을 본 순간 ‘그런 생각은 하지 말고 어느 경기든 최선을 다하자’란 생각이 들었다. 팬들 덕분에 사람으로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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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러’ 박재혁이 팬들 앞에서 LCK 서머 우승 소감을 말하고 있다.  강릉=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룰러’는 데뷔 첫 LCK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의 커리어에도 이제 ‘V1’이 새겨진 셈. 그는 지난 2016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로 이적하며 프로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2017년 중국에서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진출해 박재혁은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현 T1)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롤드컵 우승도 경험했지만 지금까지 유독 LCK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무관’ 꼬리표를 떼어낸 것이다.

당시를 떠올리며 ‘룰러’는 “2017년과 지금과 다른 건 당시에는 내 스스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형들이 하자고 하는 걸로 움직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팀원들과 의견도 맞추고 있다. 이번 롤드컵에 가서 LCK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처럼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누구보다도 젠지의 우승을 바랬던 6번째 선수는 바로 팬이다. 그동안 ‘무관’의 서러움을 함께 나눴기에 고마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룰러’도 잘 알고 있다. 박재혁은 “젠지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도 그렇고 팬들도 우리만큼이나 우승을 원했을 것 같다. 팬들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 롤드컵도 준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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