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박영현 \'승리는 내가 지킨다\'
KT 투수 박영현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전에서 8회 마운데오 올라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KT가 키움을 잡고 준플레이오프 1승 1패를 기록했다. 원정에서 최소한의 성과는 냈다. 승리만큼이나 반가운 부분이 있다. ‘루키’ 박영현(19)의 호투다. 키움 타선을 내리눌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신기록을 썼다. 자신이 ‘차세대 마무리’라고 온몸으로 외쳤다.

박영현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과 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2이닝 1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일궈냈다. 6타자를 깔끔하게 마무리.

전날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0.1이닝 무실점으로 ‘간’을 봤다. 그리고 이날 화끈하게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만 19세 6일로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세이브 신기록이다. 2007년 10월23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두산 임태훈이 SK를 상대로 기록했던 19세 25일을 넘어섰다.

8회말 단 6개만 던지며 세 타자를 잡았다. 김준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대타 이용규를 1구 만에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정후는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9회말에도 박영현이 올라왔다. 이강철 감독이 아예 다 맡기기로 작정한 모양새. 투구수가 적었기에 충분히 더 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박영현은 첫 타자 김혜성을 7구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후 야시엘 푸이그를 좌익수 뜬공으로, 김웅빈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막아냈다. 각각 3개와 2개를 던졌다.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는데 투구수가 단 19개다. 최고 시속 147㎞-평균 시속 145㎞의 포심 15개를 던졌다. 구속과 무관하게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다. 여기에 체인지업 4개를 뿌렸다. 패스트볼을 거침 없이 던지다가 체인지업을 ‘스윽’ 섞으니 키움 타자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포토] 박영현 \'감독님, 저 잘했죠?\'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 키움과 경기 후 경기를 마무리하며 세이브를 따낸 박영현을 격려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박영현은 애초에 마무리를 지향하는 투수다. 중학교 시절부터 롤모델을 오승환으로 잡았다. ‘우상’이라 했다. KT도 아예 작정하고 마무리로 키운다. 올해 입단한 루키에게 가을야구에서 2이닝 세이브를 맡겼다.

이강철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고, 타이트한 상황에서 많이 올라간 경험도 있다. 2점차여서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할나위 없이 던져줬다. 더 큰 칭찬을 찾지 못하겠다. 정말 환상적인 투구를 했다. 박영현이라는 투수를 하나 얻었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평을 남겼다.

박영현은 “8회가 끝나고 내려갔을 때 끝났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더 갈 수 있겠느냐’고 하셔서 9회에도 올랐다. 떨렸지만, 아드레날린이 나왔던 것 같다. 장성우 선배가 세이브 공을 챙겨주셨다. 이렇게 큰 경기에서 세이브를 하게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연소 세이브인지도 몰랐다. 영광이고 뿌듯하다. 4~5월에는 내 공에 믿음이 없었다. 6월에 몸이 만들어져 자신감도 생기고 내 공을 뿌릴 수 있게 됐다. 우상이 오승환 선배다. 이 경기를 보셨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윤이라는 걸출한 마무리 투수가 있고, 김민수라는 또 다른 필승조 카드도 있다. 그러나 박영현이 이렇게 던지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마침 김재윤-김민수 지친 상황. 그래서 박영현이 더 반갑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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