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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기자] KT가 벼랑 끝에 몰렸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키움에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위안거리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침묵하던 황재균(35)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멀티히트 경기. KT도 잠시 잃었던 무기를 되챃았다. ‘믿을 구석’이 될 수 있다.
황재균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전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쳤고, 9회말 좌전 안타를 때렸다. 오윤석의 안타-신본기의 땅볼 때 홈까지 밟았다.
지독할 정도로 터지지 않았던 황재균이다. KIA와 와일드카드전부터 이번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2번 타자로 나섰다. 결과는 4타수 무안타-4타수 무안타-3타수 무안타. 합계 11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다.
1번 배정대가 꼬박꼬박 안타를 치고, 3번 앤서니 알포드도 좋다. 4번 박병호도 홈런을 치는 등 힘을 내고 있다. 이상할 정도로 2번 황재균에서 끊겼다. 마침 강백호가 6번 타순에서 안타와 타점을 계속 생산하는 상황. 변화가 필요했다.
결국 이강철 감독도 3차전에서는 황재균을 7번으로 내리고, 강백호를 2번으로 올렸다.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9 완패.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황재균은 이날 2안타를 치면 선발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늦었다면 늦었을 수도 있으나 어쨌든 황재균이 터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현재까지는 키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로 갔다. 그만큼 KT는 벼랑 끝이다.
대신 황재균이 자신의 활약을 4차전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KT의 승리 가능성도 높아진다. 1승 2패에서 2승 2패로 만들면 분위기는 KT 쪽이 될 수밖에 없다. 더 깊은 가을로 향할 수 있다.
물론 황재균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질 수도, 이끌 수도 없다. 그러나 팀 내 비중이나 이름값을 고려하면 잘해줘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배정대는 3차전을 앞두고 “(황)재균이 형이 부진하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한 것이 있다. 통산 200홈런-200도루를 한 타자 아닌가. 또 한 번 몰아치기 시작하면 잘하는 선수다. 우리도 그동안 형 덕을 많이 봤다”며 믿음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2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고, 4차전에서는 2루타 두 방을 때리며 2안타 2타점을 생산했다. 가을에 약한 남자가 아니다. 3차전 2안타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KT의 가을이 여기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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