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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트’ 김혁규가 ‘2022 롤드컵’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서울 | 샌프란시스코=김민규기자]“(우승에)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했다.”

그야말로 ‘언더독의 반란’이다.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 DRX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역사상 예선부터 결승까지 오른 최초의 팀이 됐다. 이제는 더 나아가 플레이-인부터 우승을 거머쥔 최초다. 그리고 ‘기적의 질주’의 중심에는 팀의 맏형이자, 누구보다 ‘롤드컵 우승’에 간절했던 ‘데프트’ 김혁규가 있었다.

DRX는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T1과의 결승에서 막판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DRX는 롤드컵 역사상 유례없는 예선부터 우승까지 ‘기적의 질주’를 펼친 최초의 팀으로 우뚝 섰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후 누구보다 간절했기에 ‘데프트’ 김혁규는 기쁨을 눈물을 쏟아냈다. 그동안 롤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그가 선수생활 10년 만에 첫 ‘롤드컵 우승’을 달성한 까닭이다.

그의 우승의 밑거름이 된 것은 바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부상과 기량저하로 힘들었을 때도 이 같은 의지로 버텼다. 김혁규는 “지난 2020년이 끝나고 부상과 기량저하가 같이 와서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성장하는 게 느껴졌고 결국 우승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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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트’ 김혁규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에서 우승 후 인터뷰에서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그래서였을까. 우승을 실현하자, 그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김혁규는 “데뷔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상상했던 일인데 현실이 돼서 너무 좋다”며 “언젠가 이 자리에 서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올라와보니 팀 모두가 제일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프트’의 눈물에 경기장에 있던 팬들도 함께 울었다. 그리고 객석에선 그를 연호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체이스센터에는 T1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세트가 거듭될수록 DRX를 응원하는 팬들이 점차 늘어났고, 급기야 마지막 5세트에는 대부분의 팬들이 DRX를 목놓아 외쳤다.

김혁규는 “4강(젠지와 대결)에서도 이런 놀라운 경험을 했었다. 당시 1세트를 지고 2세트에서 이긴 후 헤드셋을 벗었을 때 팬들이 우리를 많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도 5세트를 이기고 나서 헤드셋을 벗었는데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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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에서 T1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그러면서 그는 함께 해준 팀원들을 향해 “지난 스프링 때 한 번 팀원들에게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한 적이 있다. 그때 각자에게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다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것 같아서 너무 멋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끝으로 내년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김혁규는 “사실 군 입대 문제가 있어서 완전히 확답은 힘들다. 하지만 당장의 기분은 할 수 있으면 내년에도 선수생활을 더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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