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동감_여진구_라운드 인터뷰(제공=고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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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배우 여진구가 90년대 사랑꾼으로 변신했다. 그는 16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동감’에서 95학번 공대생 김용으로 분해 세기말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풋풋한 청춘의 모습을 소화해냈다.

“실제 어머니가 76년생 95학번이다. 그 시절에도 신입생과 복학생이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당시 유행하던 패션과 헤어스타일에 대해서 여쭤봤다. 저희 어머니가 결혼을 일찍 해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하더라.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짠해졌다. 아들인 내가 95학번 대학생 연기로 효도해야겠다 싶었다.”

영화는 2000년 배우 김하늘, 유지태가 연기한 동명의 작품을 22년만에 리메이크했다. 여진구가 연기한 용은 원작에서 김하늘이 연기한 1979년을 살아가는 여대생을 성별을 바꿔 표현한 인물이다. 휴대전화가 갓 상용화됐던 밀레니엄 시기에 제작된 원작은 아련하고 신비한 느낌을 강조했지만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상통화가 일상이 된 2022년 리메이크작은 MZ세대의 취향에 맞춰 밝고 팬시한 느낌을 한껏 살렸다.

04. 동감_여진구_라운드 인터뷰(제공=고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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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당시 사용하던 S사의 커다란 휴대전화도 신기했고 무전기는 무척 무거웠다. 자전거를 타고 교내를 활보하거나 피켓을 들고 동아리를 홍보하는 모습도 독특하고 예뻤다”며 90년대를 살아본 소감을 전했다.

“평소에도 90년대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턴테이블 LP를 수집하거나 직접 수동으로 포커스나 노출을 맞추는 필름카메라도 좋아한다. 그 시절을 간접적으로나마 살아본다는 건 큰 매력이었다. 만약 90년대 대학생이라면 선후배들과 우르르 여행을 다녔을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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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용은 번개에 맞은 것처럼 갑자기 다가온 첫사랑의 열병에 빠진 인물로 묘사됐다. 같은 과 99학번 신입생 한솔(김혜윤 분)에게 한눈에 반한 용은 오래된 무전기로 연결된 21학번 대학생 무늬(조이현 분)에게 사랑의 조언을 구한다. 두 사람은 꿈, 사랑, 우정 등 여러 고민을 나누며 부쩍 가까워졌지만 무늬를 통해 믿지 못할 사실을 알게 된 용은 좌절하며 고통스러워한다.

“나 역시 첫사랑에게 고백하지 못해 밤하늘을 보며 혼자 운 경험이 있다. 10대 때 일반인 친구를 좋아했지만 고백도 못한 채 끙끙 앓다 마음을 접어야만 했다. 당시 연기 때문에 힘들어 하던 시기였다. ‘동감’을 찍으며 첫사랑은 물론 지나간 인연과 사랑이라는 감정에 더 의미를 두게 됐다.”

여진구는 극중 용처럼 사랑의 가치와 무게를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가벼운 만남보다 깊이있는 사랑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다. 어린 시절 아역배우로 데뷔한 그는 “‘모태솔로’는 아니다. 다만 용처럼 직진하는 사랑을 원하는데 일 때문에 상대를 배려해주지 못하다보니 늘 일을 선택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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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도 사랑보다 일을 택할 만큼 연기에 심취한 여진구지만 연기 때문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아역 이미지를 털고 성인으로 접어들었을 때이다. 여진구는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적응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 그간 내가 해왔던 연기와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지다 보니 현장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며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볼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가족, 회사 등 나를 붙잡아준 분들 덕분에 여유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다.

벌써 20대 후반에 접어든 그는 “또래 아역인 유승호 씨처럼 일찍 군복무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연기를 쭉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차기작도 있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못 했지만 국방의 의무는 당연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대 필모그래피에 청춘로맨스를 꼭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하하, 물론 제작진만 괜찮다면 또 도전하고 싶다.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낸 만큼 작품을 아끼는 모습이 돋보이는 배우로 관객에게 기대되길 바란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고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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