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상무에 지원한 LG 필승조 이정용(26)과 내야수 이재원(23)이 입대를 취소했다. 둘 다 내달 1일 발표하는 상무 합격자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고 내년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동료들과 2023시즌을 준비한다.
현장의 요청이 강했다. LG는 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시즌을 마친 후 폭풍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2년 동안 팀을 이끈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고 염경엽 감독 체제로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한국시리즈 이후 열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유강남, 채은성 내부 FA 사수를 목표로 삼았으나 실패했다. 주전포수 유강남은 박동원 영입으로 대체했지만 4번 타자 채은성이 떠난 1루수 자리는 차기 시즌 무거운 과제가 됐다.
전력구상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 이재원과 면담 자리에서 입대를 미루는 것을 논의했다. 둘은 차명석 단장과도 면담했는데 결국 2023시즌을 마치고 군복무에 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만 27세가 되는 이정용은 다음 겨울에도 상무 지원이 가능하다. 만 25세를 앞둔 이재원은 시기적으로는 여유가 있다.
그래도 군복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LG 구단 또한 최근 20대 선수들을 신속하게 입대시켰다. 그러나 2년 연속으로 ‘윈나우’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이 떨어지면서 선수단 순환 계획을 급히 수정했다.
유강남과 채은성이 떠났지만 LG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50인 예비 명단에 10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를 올렸다.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을 제외해도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김현수, 문보경, 박해민, 박동원이 포함됐다. 여기에 2021시즌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홍창기, 올해 타격에서 잠재력을 뽐낸 문성주도 있다. 20대 젊은 선수들과 30대 초중반 선수들의 신구조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2년과 4년 정규시즌 성적은 각각 159승 113패 16무(승률 0.585), 317승 238패 21무(승률 0.571)로 1위다. 2023시즌 목표는 역시 우승이다.
염 감독은 이정용은 이전까지와 마찬가지로 필승조로 기용하되 이재원은 1루수까지 포지션을 넓힐 계획이다. 그는 “기회를 주는 측면에서 이재원을 1루수로 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캠프 때 1루수로서 모습을 확인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넥센 시절 박병호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는 ‘4K’였다. 당시 병호에게 한 경기 타석에서 삼진 4개를 먹어도 괜찮다고 했다. 자기 스윙을 강조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이재원의 기용 방향을 암시했다.
|
2021시즌부터 풀타임 필승조로 활약한 이정용은 9월 아시안게임 기간 막중한 임무를 맡을 수 있다. 고우석과 정우영이 아시안게임에 선발될 경우 아시안게임 기간 2주 동안 대체 마무리투수 1순위가 된다. 염 감독은 이정용이 최근 두 시즌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와일드카드 선발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정용의 군입대 연기로 최강 불펜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LG다.
|
이재원은 수많은 지도자들이 탐내는 타자다. 염 감독도 그렇다. LG 지휘봉을 잡은 후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로 이재원을 꼽았다. 타구속도 시속 180㎞ 이상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다. 올해 85경기 253타석을 소화하며 13홈런을 기록했다. 송찬의와 더불어 채은성의 자리를 대체할 우타자 유망주로 꼽힌다. 이재원이 주전으로 도약해 우타 거포 갈증을 해소하는 게 염 감독이 바라보는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한편 LG는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와 순조롭게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 단장은 “켈리 측과는 계약 합의는 했다. 사인을 하면 발표하겠다. 플럿코도 큰 문제 없을 것 같다. 켈리보다 시간은 좀 걸릴 수 있겠으나 재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