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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아마노 준.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완주=정다워기자] 아마노 준(전북 현대)은 울산 현대에게서 진정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마노는 12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저격한 홍명보 울산 감독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홍 감독은 지난 11일 “아마노는 내가 만난 일본인 중 최악이다. 우리 선수와 구단을 존중하지 않았다”라며 “프로가 돈에 의해서 움직일 순 있지만 내게 ‘(돈은) 상관없다면서 남겠다’고 했다. 난 구단 측에 (요코하마에) 임대료라도 더 할 수 있으면 준비하자고 했는데, (아무런 얘기 없이) 전북으로 갔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얘기했다면 우리 팀에 공헌한 만큼 얼마든지 보낼 수 있었다. 우리 팀에 와서 성장한 것도 있는데 돈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마노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금전적 이유로 울산과 자신을 등졌다며 ‘배신자’ 낙인을 찍었다.

이에 대해 아마노는 “거짓말쟁이, 돈을 선택했다라는 발언을 하셨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울산과는 지난해 여름부터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남고 싶다고 얘기했고, 의사소통을 했다. 에이전트도 계약 연장에 대한 의사를 전달했다. 그런데 시즌 종료까지 구단에서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았다. 울산 쪽에서는 계약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울산에 남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타이밍을 보면 전북에서 정식 오퍼가 온 후에야 울산과 미팅을 했다. 그 자리에서 남겠다고 했지만 11월 중순에서야 조건을 전달하더라. 현장의 온도 차에 곤혹스러웠다. 계약에 대해 정식으로 얘기하지 않다가 전북의 제안했다는 얘기를 들은 후 움직인 것 자체가 나를 전북에 보내기 싫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달렸다는 의미다.

실제로 전북이 아마노 영입을 위해 협상한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울산은 요지부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노와 울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지난해 울산이 아마노 측에 아시아쿼터 선수를 교체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 선수도 이를 어느 정도 인지했다. 반면 전북은 대단히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했다. 돈을 떠나 선수 입장에선 두 팀의 차이를 크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울산이 뒤늦게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니 아마노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뻔한 것”이라고 밝혔다.

요코하마에 제시한 임대료 차이도 있고, 연봉도 전북이 더 많이 제시했다. 요코하마와 아마노 모두 전북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타이밍도 전북이 몇 발 빨라 이미 협상을 크게 진척한 후에야 울산이 공식 제안했다. 시기적으로도 아마노가 물음표를 던지기에 충분했다.

믿었던 은사에게서 독설을 들어 상처 받을 법도 하지만, 아마노는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홍 감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를 한국에 데려온 분이라 감사하게 생각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게 같이 싸웠다. 홍 감독님은 나를 비판했지만, 여전히 존중한다. 17년 만에 울산 우승을 이룬 전우, 은사로서 존중하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어제 일로 인해 충격을 받았고 실망도 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어 그는 “올해 다른 팀에서 경쟁하는데 나는 전북 선수로서 3관왕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각자 자리에서 경쟁하면 좋을 것 같다. 증명해야 한다. 잘 적응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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