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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왼쪽)과 만디 뵘. 출처 | 김지연 채널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불주먹’ 김지연이 아쉬움을 삼키며 다음을 기약했다.

김지연(33·신디케이트MMA)은 UFC 유일의 한국인 여성 파이터다. 김지연은 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루이스 vs 스피박’ 여성 플라이급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김지연은 지난해 7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열린 ‘UFC 277: 페냐 vs 누네스 2’ 여성 밴텀급 경기에서 조셀린 에드워즈(27·파나마)에게 2-1로 스플릿 판정패해 UFC에서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UFC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김지연에게는 승리가 절실했다. 이번 경기에서까지 패한다면 UFC에서 다음 경기를 보장받지 못하고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김지연의 절실함도 여느 때보다 컸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명문 종합격투기 팀 ‘신디케이트MMA’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쳤다. 이곳의 헤드 코치 존 우드는 ‘워 호스’ 칼릴 라운트리(32·미국), 포레스트 그리핀(43·미국) 등 수많은 UFC 파이터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또한, 자신의 주특기인 복싱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현 플라이급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29·멕시코)를 지도하는 복싱 코치의 가르침까지 받았다.

여기에 한국계 LPGA 프로 골퍼 다니엘 강(30·미국)이 김지연의 통역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김지연은 골프 대회를 관람한 것을 계기로 다니엘 강과 친분을 맺었다. 그 밖에 팀 동료 신시아 칼빌로, 남동생이 세컨드로 함께 하기로 돼 있었다. 준비는 완벽했다.

김지연의 상대는 만디 뵘(33·독일)이었다. 뵘은 김지연과 마찬가지로 타격가 스타일이다. 주특기가 중국 전통 무술인 쿵후인 그는 어린 시절 체조와 브레이크 댄스를 배웠으며 18살부터 MMA를 수련하기 시작했다.

김지연과는 동갑내기로 둘 다 ‘한국 유일의 여성 파이터’와 ‘독일 유일의 여성 파이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뵘도 UFC에서 2연패를 기록 중인 만큼 서로를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까지 같다.

김지연
출처 | 김지연 채널

김지연과 만디 뵘은 경기 전날 열린 계체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대회 당일 악재가 터졌다. 대회 시작 수 시간을 앞두고 뵘의 몸에 이상이 발생해 경기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

계체를 통과하고 출전을 앞둔 상태에서 경기가 취소될 경우 기본 파이트머니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승리 보너스까지는 챙길 수 없다. 김지연은 만디 뵘의 기권으로 기본 파이트머니까지만 받을 전망이다.

6일 김지연은 자신의 채널 스토리에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만디 뵘과의 경기가 취소됐다는 사진과 함께 “만디는 지난밤 병에 걸렸고 대결에서 손을 떼야만 했다. 다행히 그의 몸 상태는 괜찮다. 이 대결을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지연은 경기를 앞둔 인터뷰에서 “UFC에서 계속 기회를 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 노력 중이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극복이 되는 것 같다”라며 “팬들의 격려와 브랜든 모레노의 스토리를 보며 힘을 얻었다. 꾸준히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팬들에게 인간 승리 같은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과연 김지연은 경기 직전 취소라는 악재를 빨리 떨쳐내고 다음 경기에서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한편, 김지연은 로드FC, TFC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UFC에 입성했다. ‘UFC 명승부 제조기’라고 불릴 만큼 화끈한 파이팅이 특징이다. 동양태평양여자복서협회(OPFBA) 챔피언 출신으로 매서운 타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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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왼쪽)과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 1위 이리 프로하즈카. 출처 | 김지연 채널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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