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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후회는 남기기 싫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치열하게 비시즌을 보냈다. 힘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식사량을 늘렸고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증량에 성공했다. LG 우투수 이정용(26)이 큰 목표를 가슴에 품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몸부터 달라졌다. 1년 전 정우영이 그랬던 것처럼 이정용도 부쩍 두꺼워진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이정용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오전 훈련을 마치고 “비시즌 동안 4, 5㎏ 정도 찌웠다. 남들이 보기에는 4, 5㎏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내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1㎏ 찌우는 것도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용은 겨울마다 증량을 시도했다. 1년 전에는 정우영처럼 식사량을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임했다. 하지만 좀처럼 목표로 잡은 식사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원래 입이 많이 짧은 편이다. 우영이는 원래 잘 먹으면서 안 찌는 체질이었다. 나는 잘 못 먹고 안 쪘다”며 “이번에는 어떻게든 먹었다. 한 시간 동안 먹더라도 식사량을 다 채우려 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UFC 선수 같죠?”라고 물을 만큼 팔이 두꺼워진 이정용이다. 그는 “증량에 따른 걱정은 없다. 많이 먹은 만큼 훈련도 많이 했다. 나도 비시즌 새벽조에 있었다”며 “흔히 찌우면 회전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하는데 그 부분은 문제가 없다. 캠프 첫 불펜피칭도 별다른 느낌없이 던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정말 충실하게 비시즌을 보냈다. 나 자신과 싸움에서 늘 내가 이겼다. 웨이트를 할 때 10개를 들어야 하면 꼭 10개를 다 들었다. ‘155㎞ 찍어보자’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다 했다”며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 말이 크게 와닿더라. 늘 그 말을 생각하며 훈련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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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특별하게 다가오는 시즌이다. 지난 시즌 후 상무에 지원했으나 염경엽 감독과 면담 후 상무 지원을 취소했다. 상무에서 군복무에 임하며 선발 전향을 시도하려 했는데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이정용은 “작년에 군입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1군에서 또 한다. 동료들과 추억도 또 쌓는다. 이렇게 된 거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목표점은 높다. 이정용은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타이틀 홀더를 해보고 싶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우리 팀에 세이브 1위도 있고 홀드 1위도 있지만 나도 도전하고 싶다”며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가는 것도 생각한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작년보다 더 영리하게 승부하고 싶다. 아쉬운 경험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시야도 더 넓어지고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많은 것을 이루는 2023시즌을 응시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용은 동료에서 적으로 만날 유강남과의 승부를 두고 “플레이오프 3차전 때 강남이형이 볼배합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하다고 했는데 이제 강남이형과 투수대 타자로 상대해야 한다”면서 “아직 진지하게 어떻게 승부할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처음 승부에서는 남자답게 그냥 붙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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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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