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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진행 중인 WBC 대표팀 훈련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애리조나=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김민규기자]

“더 책임감을 갖고 (WBC에) 임하고 있습니다.”

2년 전 도쿄올림픽을 떠올리면 죄스러운 마음이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다시 가슴에 단 태극마크를 보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 책임감을 타격감으로 맞바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강백호(24·KT)의 얘기다. 첫 연습경기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린 것이 강백호의 각오를 방증한다.

21일(한국시간) WBC 국가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강백호는 “(올림픽 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이번 대회에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2년 전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노메달’을 기록했다. 패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 강백호는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무표정한 모습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그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태도논란이 크게 일었다. 오죽하면 그 모습에 실망한 박찬호 해설위원이 “저런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고 그를 꾸짖을 정도였다.

이에 대해 강백호는 깊이 반성하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임무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백 번의 말보다 행동이다. 배팅연습 때마다 담장을 넘길 만큼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날도 취재진과 만나기 전 배팅연습에서 수차례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렸다. 더욱이 두 차례 가진 연습경기에서 9타수 4안타 1홈런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강백호는 “다른 시즌과 다르게 코칭에 변동을 줘서 열심히 준비했다. 또 예전보다 훈련량을 늘려 컨디션을 일찍 끌어올릴 수 있었다. 아직은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깐 중요한 대회에서 더 잘 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연습경기 때 홈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타격감을 내가 준비한 만큼 괜찮게 성과가 나오는 것 같아서 만족했던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타순이나 포지션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오직 책임감과 더 좋은 성적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이번 WBC는 강백호의 구겨진 자존심을 세울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두 차례 부상으로 정규시즌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올해 소속팀에서 연봉도 5억5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47.3%가 삭감됐다.

시즌 개막에 앞서 국대유니폼을 입은 강백호는 “타순이나 포지션에는 생각이 없다. 다만 대표팀의 부담감은 더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 있든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한다. 어떤 타순, 위치 등 이런 것과 상관없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하면 더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이란 생각만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WBC에서 강백호는 자신의 책임감과 각오를 기록과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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