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도쿄(일본)=황혜정기자] 감독이 투수를 교체하러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리곤 모자를 벗어 투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투수와 감독은 포옹하며 마운드에서 함께 내려왔다.
체코가 진정한 낭만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체코는 13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와 일전을 펼쳤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와 6.1이닝 역투한 마틴 슈나이더를 교체하기 위해 체코 파벨 히딤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 한 행동이 모두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파벨 감독은 6회초 1사 1루에서 슈나이더를 교체하며 그를 향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호주 타선을 상대로 6.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슈나이더에 대한 존중과 경의의 표현이었다. 슈나이더와 파벨 감독은 서로를 꽉 한번 안아주고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다. 슈나이더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자신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는 체코 응원단에도 모자를 벗어 감사를 표했다.
|
슈나이더는 본업이 소방관이지만, 체코 투수진의 에이스이기도 하다. 체코로서는 이날 호주에 지면 8강 진출에 실패하는 만큼 꼭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슈나이더는 1회초 호주 2번 타자 알렉스 홀에 선제 솔로 홈런을 내준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투혼을 보여줬다.
슈나이더는 체코 야수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호주 타선을 상대로 피홈런 1개를 제외하고 볼넷 한개만 내준 채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특히 2,3,4,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호주와 체코의 경기는 6회 현재까지 1-1로 동점이다. 만약 호주가 이날 최종 승리한다면, 대한민국은 자동으로 8강 탈락된다.
et1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