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준개인전_포스터_가로형_자료용
이창준 사진전 모호(模糊/母好) 포스터 제공 | 이창준작가

[스포츠서울 | 최승섭기자] 살아 생전 어머니가 좋아하셨던(母好) 그러나 흐릿흐릿 확실히 알 수 없는(模糊) 바다.

니콘이미징코리아에서 프로담당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이창준 작가가 사진전 ‘모호(模糊/母好)’를 통해 3년의 투병 생활을 했던 어머니와의 여행 중 만난 바다 이야기를 한다.

이 작가의 어머니는 이북 내륙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변을 겪었고 다소 충격적이지만 나이 70이 넘어 바다를 처음 보았다고 한다. 아들과의 여행에서 만난 바다를 가장 좋은 기억으로 꼽았고 그 바다를 무척 좋아하셨다고 한다.

이 작가는 어머니의 부재를 겪고 난 다음 어머니가 그토록 좋아햇던 지금의 바다 사진을 찍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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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_#6 Pigment print on matt paper & Acrylic Laminated, 40x60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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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_#16 Pigment print on matt paper & Acrylic Laminated, 60x90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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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_#11 Pigment print on matt paper & Acrylic Laminated, 40x60cm, 2022

미술평론가인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이창준 작가의 바다 사진은?어머니에 대한 향수, 애도와 모종의 연관이 있어 보인다. 母好한 바다, 생각해보면 바다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기원의 장소성 이자 양수의 메타포이기도 하다. 그래서 흔히 바다는 여성이자 어머니의 존재로 치환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 작가가 바다 사진을 찍은 계기를 ‘바다를 좋아하신?어머니란 존재에 대한 그리움 내지 모종의 애틋한 감정과 사진을 흔히 찰나의 시간을 담는 것으로 여기는 그 시간성에 대한 모종의 반성이다’라고 말한다. 즉, 시작은 어머니로 시작되었지만, 사진의 특성인 ‘시간성’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창준 작가는 대학에서 다큐멘터리와 순수사진을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이 작가는 고등학생 시절 사진을 시작했고 브루스 데이비슨(Bruce Landon Davidson)을 좋아하고 대학-대학원 재학 중에 인물 사진을 중심으로 작업한?‘컬트(Cult)족’과 ‘코스-프레(cos-play)’ 시리즈로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현재도 이 작가는 사진의 원리와 의미에 대한 관심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가의 눈으로 본 바다의 사진적 시간, 일반적으로 길지 않은, 짧은 10초 내외의 시간이지만 사진의 시간으로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담긴 바다 사진들은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갤러리 江湖(강호)에서 만날 수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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