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제2의 데릭 지터?

뉴욕 양키스가 이례적으로 21세의 루키 앤서니 볼피를 2023년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MLB 네트워크는 1995년 당시 20세의 데릭 지터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21세의 같은 나이, 유격수 포지션,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뉴저지 주 출신 등 공통점이 꽤많다. 차이점은 신장, 지터는 유격수로 190cm로 대형급에 속했다. 볼피는 180cm 다.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27일 스프링트레이닝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볼피를 불러 “구단은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132경기에 출장해 보여준 기량과 올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활약 등을 지켜봤다. 그래서 우리는 너를 빅리그에 올리기로 결정했다”며 격려해줬다. 감독이 직접 개막전 26인 로스터 진입을 축하해주는 자리였다.

2019년 드래프트 전체 30번으로 지명된 볼피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가 아니다. 구단은 올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초청선수(논-로스턴 인바이티)로 캠프에 합류시켰다. 시간이 문제일 뿐 메이저리거가 될 유망주로 꼽혔다.

28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포함해 그레이프프루트리그 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1, 3홈런, 5타점, 11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구단은 이날 경기 전 볼피를 2023년 제임스 P. 도슨 어워드를 수상해 다시 한번 격려했다. ‘제임스 P. 도슨 어워드’는 양키스가 해마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루키에게 주는 상이다.

이 상은 제임스 P. 도슨을 기리는 것으로 그는 1908년 사환을 시작으로 45년 동안 뉴욕 타임스에서 일하며 복싱, 야구 기자 및 편집자로 활동했다. 1953년 스프링트레이닝 도중 사망해 양키스 구단이 그를 위해 상을 제정했다. 1976년 윌리 랜돌프, 1983년 돈 매팅리, 2003년 마쓰이 히데키 등 양키스를 빛낸 인물들이 상을 수상했다.

1957년 토니 쿠벡, 1962년 톰 트레시 2명이 도슨 어워드를 수상하고 이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볼피는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베네수엘라 태생의 루키 오스왈드 퍼라자와 경쟁을 벌였다. 지난 시즌 양키스 주전 유격수는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였다. 문제는 공격이다. 카이너-팔레파는 지난해 142경기에서 홈런 4개에 그쳤다.

양키스는 최근 4년 동안 유격수를 붙박이로 고정하지 못햇다. 2019년 디디 그레고리어스, 2020, 2021년 현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 2022년 카이너-팔레파 등으로 얼굴이 바뀌었다. 지난 2년 동안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특급 유격수들이 나올 때마다 양키스행을 거론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양키스는 FA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볼피가 31일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SF 자이언츠 개막전부터 주전 유격수로 출장할지는 불투명하다. 4만 여명이 가득차는 개막전은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 지터의 경우 1995년 5월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데뷔하고 15경기를 출장하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1996년 풀타임이 되면서 AL 신인왕을 수상하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맹타를 쳐 될성 부른 떡잎임을 증명했다. 이후 양키스 캡틴을 역임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른 레전드가 됐다.

양키스가 볼피를 제2의 지터로 만들 수 있을지, 열쇠는 본인이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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