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4년 만에 마주한다.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는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5판3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프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다. 1차전 승리팀이 챔프 우승할 확률은 16번 중 9번으로 56.25%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로 직행 티켓을 따냈다. 시즌 도중 외풍에 흔들렸지만, 베테랑 김해란과 ‘배구여제’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신임 감독까지 영입하면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체력 비축도 했다. 조기 1위를 확정한 흥국생명 주전 선수들은 대략 2주의 휴식을 취했다. 체력 싸움에서는 우위다.

한국도로공사는 정규리그 3위였지만 플레이오프(PO)서 현대건설을 꺾었다. 단 한 세트도 뺏기지 않으면서 2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짓고 3일간의 휴식으로 숨을 고른 채 결전지로 향할 수 있게 됐다.

4년 만에 챔프전에서 마주한다. 두 팀은 2018~2019시즌 챔프전에서 맞붙었다. 당시에도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다. 2위를 차지한 한국도로공사는 PO서 GS칼텍스를 잡고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1, 2차전을 나란히 나눠가졌지만 흥국생명이 3~4차전을 내리 잡으면서 ‘통합우승’을 일궜다.

한국도로공사 입장에서는 설욕 무대다. 4년 전의 아픔을 똑똑히 기억한다. 당시 챔프전 무대를 밟았던 리베로 임명옥은 “볼 하나 차이였다. 우리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는데 아쉽다. 이번에는 아쉽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다짐했다. 당시와 비교해 세터와 외인 자리만 바뀌었다. 나머지는 그대로다. 정대영과 임명옥, 배유나와 박정아, 그리고 문정원 전새얀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시즌 후 임명옥을 제외 5명의 선수가 자유계약(FA) 자격을 얻기에 이 멤버로 우승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정반대다. 김해란과 이주아, 김미연 등을 제외, 주전 전력의 반 이상이 바뀌었다. 김연경이 합류한 게 가장 크다. 김연경은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여기에 옐레나도 합류했다. 더욱이 흥미로운 건 4년 전 한국도로공사에 몸담았던 세터 이원정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제자였던 선수를 적으로 만나는 셈이다. 김 감독은 “원정이가 들어오면 (김)연경이의 점유율이 높아진다. 높이의 장점도 있는 선수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이원정의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이원정은 정규리그 막바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몸상태가 챔프전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세터 이원정을 비롯해 시즌 중에 부상이 있었던 선수들에 대해 상세히 지켜봐야 한다. 일단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전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한국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 이후 5시즌 만에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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