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들, 아들 하지 않나. 그런 말이 나와야 한다.”

어느 팀이나 유망주 육성은 ‘숙명’이다. 그 어떤 특급 선수라도 ‘나이’는 먹는다. 뒤를 이을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 LG 염경엽(55) 감독은 자신의 철학이 있다. '비꼬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키우는 것도 순서가 있다.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 있는 선수를 파악하는 것이다. 슈퍼스타-스타-주전-백업 등 가능성을 봐야 한다. 그러려면 자원이 많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시절부터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필수다. 프로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고칠 것이 있으면 확실하게 고쳐야 한다. 육성은 집요해야 한다. ‘아들’ 소리가 나올 정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리그를 거쳐간 슈퍼스타들은 차고 넘친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도 많다. 그러나 이들이 ‘마르고 닳도록’ 선수로 뛸 수는 없다. 예전보다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 은퇴하기 마련이다.

모든 팀들이 세대교체에 신경을 쓴다. LG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좋은 선수를 잘 모았고, 키우기도 잘 키우고 있다. 특히 ‘S급’이 될 수 있는 선수는 심혈을 기울인다. 현 시점에서 대표적인 선수를 꼽자면 타자 쪽에 이재원, 투수 쪽에 강효종, 박명근 등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은 S급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투수 쪽에서는 강효종이 S급 포텐셜이 있다. 어떻게 보면 혜택을 받는 것 아니겠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선수를 우선시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재원은 2018년 2차 2라운드 지명자다. 1999년생. 리그 전체로 봐도 귀한 우타 거포 자원이다. ‘홈런 타자’에 목이 마른 LG이기에 더욱 귀하다. 군 입대까지 미루면서 키우는 중이다. 당장은 재활중이지만, 돌아오면 주전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효종은 2021년 1차 지명자다. 퓨처스에서 담금질 시간을 보냈고, 지난해 10월 1군에 데뷔했다. 데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올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6일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속 152㎞의 강속구에 커브도 ‘일품’이다.

박명근은 2023년 3라운드 지명자다. 순위 자체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1군 개막 엔트리에 들었고, 11일에는 선발 등판 기회까지 왔다. ‘천운’을 타고난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결국 실력과 재능이 있으니 가능한 부분이다.

염경엽 감독은 “강효종은 굉장히 좋은 커브를 갖고 있다. 과거 이대진 선수와 흡사한 커브로 릴리스 포인트가 좋고 꺾이는 각과 속도도 좋다. 존에 넣을 수 있고 상대 타자의 헛스윙도 유도할 수 있다”고 호평을 남겼다.

박명근에 대해서는 “작년에 기술위원장을 하면서 박명근이 던지는 것을 봤다. 내가 안 봤으면 지금 1군에 없을지도 모른다. 신인들이 밟는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지 않을까. 셋업맨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들을 아직 '주축'이라 할 수는 없다. 특히나 전력이 탄탄한 LG는 쟁쟁한 멤버들이 버틴다. 미래 자원들이다. 곧바로 '현재'가 되면 더욱 좋다.

이를 위해 주변에서, 팬들이 '염재원', '염효종', '염명근' 소리가 나와도 상관 없다는 기세다. 결국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선택과 집중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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