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LG 외야수 박해민이 비시즌부터 절치부심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겨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기술훈련에 들어갔고 그 결과 4월에도 맹타를 휘두른다. 4월 징크스를 날려버린 채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9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박해민이다.

박해민은 27일 잠실 SSG전에 9번 타자겸 중견수로 출장해 투런포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타율 0.300이었는데 경기 후 타율은 0.324가 됐다. LG는 SSG를 6-3으로 꺾고 단독선두에 올랐다.

시작은 올해도 좋지 않았다. 박해민은 시즌 첫 10경기에서 타율 0.194로 고전했다. 당시 사직 롯데전에 앞서 염경엽 감독과 1대1로 타격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초반 부진으로 9번 타순으로 내려갔지만 팀내 타율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다음은 경기 후 박해민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3연전 동안 홈런 두 개가 나왔다. 시즌 초반인데 타격감이 좋은 것 같은데.

WBC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일찍 타격 훈련을 했다. 4월에도 어려움 없이 가고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작년에는 수술을 했기 때문에 타격 훈련이 늦었고 그러면서 4월에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런 게 없다. 앞으로도 계속 비시즌에 일찍 타격 훈련을 할 계획이다.

-시즌 시작은 좋지 않았다. 무안타 경기도 많이 나왔는데 이후 어떻게 부진에서 탈출했나?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어차피 안 좋을 것 과감하게 치자고 생각했다. 잘하고 싶다고 해서 4월 성적이 잘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편하게 치고 그러면서도 직구는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웃이 되더라도 내 스윙을 하고 아웃되면 스트레스도 덜 받는 다고 생각하고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9번으로 타순이 내려간 효과라고 볼 수도 있나?

그렇지는 않다. 그냥 4월에 못한 것을 나도 많이 의식했고 어차피 못할 바에 내 스윙이라도 하면서 못하자고 한 게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

-염경엽 감독이 1대1로 지도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어떤 얘기를 들었나?

그냥 스윙을 하라고 하셨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는 뜻 같다. 요즘에는 결과가 잘 나와서 따로 말씀을 안 하신다.

-오늘 김광현 상대로 홈런을 친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정말 좋은 왼손투수 아닌가. 지금까지 김광현 선수를 상대로 이렇게 좋은 타구를 날린 적이 없다. 안타가 있기는 했는데 이런 정타는 없었던 것 같다. 중요한 순간에 홈런이 나와서 더 기분이 좋았다.

-9번 타자로 나가는 게 아쉽지 않나?

그런 것은 없다. (홍)창기가 워낙 출루를 잘 하는 타자고 (문)성주도 계속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 타순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뛰는 야구,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팀 컬러가 됐다. 잘 하는 분야인데 도루 실패가 많아서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도루 성공률이 떨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팀 전체적으로 다 뛰다보니 견제가 많아졌다. 이전보다 상대 배터리가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같다. 나 뿐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성공률이 낮은데 죽더라도 분위기는 전혀 가라앉지 않는다. 성공률을 다시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상대 포수가 피치아웃도 많이 요구하고 내야수, 외야수가 흔들리는 모습도 보인다. 적극적으로 뛰는 게 효과가 있다고 본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