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승부조작 가담자의 ‘기습 사면 사태’로 공분을 일으킨 대한축구협회(KFA)가 전무이사직을 없애고 상근 부회장직을 도입하는 등 이사진 개편안을 내놨다. 신임 상근 부회장엔 김정배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선임됐다.
정몽규 KFA 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새 이사진을 발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회장은 김정배 신임 부회장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소통과 홍보 강화에 중점을 뒀다”며 부회장단에 한준희 쿠팡플레이 축구해설위원과 이사진에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등을 임명했다.
KFA는 지난 3월28일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경기 장소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어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해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는 결정을 내렸다. 경기 킥오프를 1시간 앞두고 관련 보도자료를 내놔 의구심을 더했는데, 2011년 K리그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48명이 포함돼 공분을 샀다.
결국 KFA는 사면안을 철회했고 부회장단을 포함해 이사진이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정 회장도 퇴진 압력을 받았고 고위 관계자와 사퇴를 두고 고심했다. 그러나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고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수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초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도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닌지 솔직히 고민했다. 그러나 남은 임기 동안 협회를 안정화하는 게 협회장으로 한국 축구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이사진 구성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전무 폐지→상근 부회장 제도 도입’과 관련해 “상근 부회장이 총지휘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현 상황은 행정 전문가가 조직을 추스르고 의사결정과 홍보 등 협회 행정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며 “(기존 전무가 해온) 일선 축구인과 소통은 경기인 출신 부회장이 영향을 발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1966년생인 김 신임 부회장은 포항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차관으로 발탁되기 전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부처 업무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 문체부 국제체육과장, 박물관정책과장, 문화여가정책과장 등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직무에서 봉직했다. 또 동계올림픽특구기획단 특구기획담당관,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과 관장 직대로도 일했다.
김 부회장은 “KFA가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런 중요한 때에 동참하게 됐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30여년 문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잘 쓰일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 외에 부회장단에는 한준희 해설위원과 장외룡(기술) 전 감독, 원영신(여성) 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학교축구) 아주대 감독, 최영일(대회운영) 전 부회장, 이석재(시도협회 대표) 경기도 축구협회장이 선임됐다.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은 유임됐다.
분과위원장에는 정해성 대회위원장,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서동원 의무위원장이 유임됐고 여성 및 윤리위원장에 이윤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공정위원장에 소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회공헌위원장에 김태영 전 국가대표 코치가 새로 선임됐다.
이사진에는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유임된 가운데 강명원 전 FC서울 단장, 박재순 전 수원 삼성 대표, 조덕제 FC목포 감독, 신연호 고려대 감독, 이근호 남자 프로선수협의회장, 지소연 여자 프로선수협의회장,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국가대표 출신 노수진 영등포공고 교사, 전해림 덕성여고 교사, 박인수 전 전국축구연합회 총무이사가 새로 가세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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