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또다시 퓨처스리그를 정복한다. 고졸신인이었던 2020년 타율 0.356 OPS 1.099, 2년차 시즌을 보내다 군입대한 2021년 타율 0.331 OPS 0.970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올해 불과 몇 달 전 현역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음에도 지난 10일까지 타율 0.371 OPS 1.109를 기록 중이다.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전향해 1군 무대를 바라보는 LG 이주형(22) 얘기다.
공격에서 재능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콘택트와 파워, 스피드, 선구안까지 타석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 고교시절 5툴 내야수로 평가받았고 메이저리그(MLB)의 관심도 있었던 특급 유망주였다. LG 또한 2020 신인 드래프트 당시 1라운드 김윤식 지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주형을 뽑을 계획이었다. 행운이 따라 2라운드에서 이주형을 지명하며 대형 야수 자원을 확보했다.
아직 함께 한 적이 없는 염경엽 감독 또한 이주형을 잘 알고 있다. 염 감독은 스카우트 관점에서 이주형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공격에서 재능은 정말 뛰어나다. 타석에서 모습, 타격하는 모습만 봐도 S급이 될 수 있는 선수로 본다. 보통 유망주보다 한 단계 높다”고 답했다.
관건은 수비다. 염 감독이 완전한 S급이 아닌 “S급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 이유도 수비에 있다. 염 감독 기준에서 S급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는 재능을 뜻한다. 함께 한 선수 중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 김광현, 오지환 등이 S급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염 감독은 “외야수로 뛰고 있는데 스피드가 좋아서 수비범위가 좋고 포구도 나쁘지 않다. 더 지켜볼 부분은 송구다. 실전을 치르면서 송구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송구가 될 때 이주형은 S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시절에는 내야수였던 이주형이다. 프로 입단 첫 해에도 내야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올해 군 전역 후 외야수 전향을 확정지었고 이제 막 전문 외야수의 길을 걷고 있다.
염 감독이 유심히 지켜보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그는 “후반기 정도가 되면 주형이한테도 기회가 올 것 같다. 현재는 외야에서 누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주형이가 대체자 1순위다. 부상이 아닌 이상 지금 외야 엔트리에 변화를 주기는 힘들다”며 “일단 주형이는 외야수로서 경기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1군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보다 2군에서 매일 경기에 나가며 외야수로서 경기 감각을 익히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서 후반기를 준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포화 상태에 가까운 LG 외야진이다. 김현수, 박해민, 문성주, 홍창기 넷이 외야 세 자리와 지명타자 한 자리를 맡으며 핵심구실을 한다. 여기에 파워히터로서 잠재력은 팀내 최고인 이재원도 합류했다. 이재원은 오는 1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출장할 계획이며 이 때부터 외야수 5명이 로테이션을 돌 예정이다. 즉 지금 당장 1군에서 이주형의 자리를 만들기는 어렵다.
염 감독은 “늦어도 9월에는 부를 것이다. 우리가 키워야 하는 선수인 만큼 9월에는 1군에 올려 1군 무대도 경험해야 한다. 이후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도 치르면서 내년에는 늘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이주형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당장은 자리가 없다. 그러나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는 9월에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기존 외야수들과 경쟁한다. 이주형 1군 프로젝트의 시작점은 9월. 지금은 2군에서 9월을 바라보며 외야수로서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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