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아버지가 된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5·팀매드)가 돌아온다.
강경호는 오는 6월 18일 미국 네바다주 UFC 에이팩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베토리 vs 캐노니어’ 대회 밴텀급 경기로 출전한다. 상대는 신예 크리스티안 퀴뇨네스(27∙멕시코)로 정해졌다.
퀴뇨네스는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 출신으로 UFC에서 이제 막 1승을 기록한 무명이다. 통산 전적은 18승 3패다. 18승 중 10승이 KO(TKO)승일 정도로 펀치 파워가 강한 복서 타입의 파이터로 알려졌다.
비록 무명이지만 까다로운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강경호는 주저 없이 오퍼를 수락했다. 그만큼 시합에 목이 말랐다.
“이름값이 없는 상대인데 오퍼를 받고 기분이 어땠는가”라는 질문에 강경호는 “상대가 어떻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좋았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시합 오퍼가 계속 왔는데 성사가 안 됐었다. 그래서 그냥 시합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강했다. 그래서 상대에 대한 부담 같은 건 없고, 이제 시합 뛸 수 있게 돼서 그냥 기쁜 마음이었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강경호는 뜻하지 않게 공백기가 길어졌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UFC 275’ 대회 다나 바트개랠(33∙몽골)과의 대결이었다. 강경호는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둔 후 상대 선수들의 오퍼 거절로 좀처럼 경기를 잡을 수 없었다.
이번 복귀전은 강경호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듯하다. 아버지가 된 후 치르는 첫 UFC 경기이기 때문이다.
강경호는 소문난 아들 바보다. 2020년에 결혼해 지난해 9월 아들을 품에 안은 그는 육아도 열심히 하는 자상한 아버지다. 그러면서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1년 만의 복귀전을 앞두고 “그 사이에 아기가 생겼다. 그래서 아기를 돌봤다. 지난 2월에 시합이 잡혀서 시합 준비를 했는데 무산이 돼서 계속 운동하면서 지냈다”라는 근황을 전했다.
또한 “오랜만에 경기를 뛰게 돼서 너무 좋다. 이제 아버지가 됐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 그래서 반드시 이길 거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로 보답하겠다. 열심히 준비해서 멋진 경기로 찾아뵙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강경호는 한때 UFC 밴텀급에서 상위 포지션 컨트롤 시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레슬링에 뛰어난 장점을 보였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주특기인 레슬링 훈련을 쉬어야 했다. 대신 타격을 연마해 ‘타격 머신’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바트개랠전에서는 경기 내내 날린 잽에 상대 얼굴이 크게 망가질 정도였다.
그는 “타격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허리 부상이 좀 심해서 레슬링 훈련을 비롯한 그래플링 훈련을 많이 못했다. 그러다 보니 시합 때도 잘 안 나오더라. 그래서 이제 허리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훈련과 시합 스타일을 찾다 보니까 요즘 타격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KO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맞붙을 퀴뇨네스에 대해서는 “올라운드 스타일”이라며 “긴 신장을 이용해서 타격도 하고 레슬링도 적극적으로 건다는 점에서 나랑 비슷한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6월 18일 대회이기 때문에 준비 시간이 빠듯할 것이라는 걱정에 대해 “이미 운동은 꾸준히 해서 그런 부담은 없다”라고 답했다. 강경호는 “예전에는 이렇게 급하게 오퍼를 받으면 좀 꺼려졌지만 최근 UFC 흐름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기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오퍼 받아서 그냥 빨리빨리 시합 뛰고 그런 선수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나도 이제 한 달 넘게 남았으면 충분한 시간이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어서 “6월에 싸우고 싶다고 UFC에 계속 말하고, 쭉 시합 오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6월에 시합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부담은 없다. 감량에 대한 걱정이 살짝 있긴 하다. 지금 바로 감량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한편 강경호의 복귀전 외에도 메인 이벤트로 미들급 랭킹 3위 마빈 베토리(29∙이탈리아)와 4위 재러드 캐노니어(39∙미국)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베토리와 캐노니어는 이번 대결에서 이겨 다시 한번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3∙뉴질랜드)에게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입증하고자 한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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