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공수주에서 완벽한 활약이었다. LG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이 단순히 치고 받는 게 야구의 전부가 아님을 재차 증명하면서 팀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박해민은 18일 잠실 KT전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숫자로는 보이지 않은 활약이 더 컸다. 5회말 선두타자로서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후 김현수의 우전안타에 3루까지 달렸다. 그리고 우익수 강백호가 느슨하게 송구하자 이를 놓치지 않고 홈까지 내달려 동점을 만들었다.

박해민의 이 득점을 시작으로 LG 타선은 무섭게 폭발했다. 고영표에게 연달아 안타를 쳤고 5회말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박해민은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후에도 우전안타를 날려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안타와 주루플레이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4회초에는 정확한 송구로 3루 주자 강백호의 태그업을 저지했다. 이날 경기 공수에서 강백호를 잡은 박해민이다. LG는 9-5로 KT에 승리했다.

경기 후 박해민은 5회말 주루플레이에 대해 “늘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을 생각한다.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이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3루를 지나고 있는데 백호가 걸어오면서 던지려는 모습이 보였다. 던지는 폼 자체도 강한 게 아니라 느슨한 것 같았다. 그래서 승부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홈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홈으로 뛰기로 결정한 타이밍에 대해서는 “송구 동작으로 파악했다. 동작 자체가 강한 송구가 나올 수 없었다. 그래서 과감히 뛰기로 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LG 타자들은 안타 2개를 친 박해민을 포함해 상대 에이스 고영표를 상대로 총 12개의 안타를 쳤다.

고영표 공략 비결을 두고 박해민은 “워낙 많이 상대한 투수라 타자마자 방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데이터분석팀에서도 좋은 자료를 줬다. 투심과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는 데 둘다 생각하지 말고 하나만 노리고 치는 게 좋다고 해주셨다. 이를 참고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현수가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경기 중 외야진의 리더 구실도 하고 있는 박해민이다. 외야 수비에 있어 최고를 자랑하는 만큼 옆에 자리한 후배들에게도 더할나위 없는 조언을 하고 있다.

박해민은 “(이)재원이와 (문)성주 모두 아직은 외야수로 뛴 경기수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하나하나 꾸준히 얘기를 해준다. 포구 후 송구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 콜플레이로 동료를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자주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해민은 4회초 강백호를 홈에서 잡은 게 이재원의 도움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재원이에게 늘 콜플레이를 강조했는데 그 순간에 정말 콜을 잘 해줬다. 내가 공을 잡는 순간 3루 주자가 뛴다고 콜 해줬고 덕분에 곧바로 홈으로 송구할 수 있었다. 재원이 덕분에 보살을 했다”고 미소지었다.

야구는 하나하나가 팀플레이다. 외야 수비도 그렇다. 플라이성 공을 잡을 때 시선이 위를 향하는 만큼 주자의 움직임에 곧바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료 외야수의 콜이 필수다.

박해민은 “작년에는 재원이와 성주 모두 콜을 안 하고 그냥 있는 경우가 있었다. 올해는 오늘 경기처럼 꾸준히 콜을 해주고 있다”고 후배들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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