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람틴(홍콩)=황혜정기자] 대한민국 야구 미래가 쑥쑥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KBO리그 넥스트레벨 캠프’에 참가한 양서진(16). 양서진은 ‘넥스트레벨 캠프’이후 급성장하며 2023년도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그리고 언니들과 함께 국제대회를 누비며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양서진은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4명의 리틀야구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에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참가했다. 양서진은 그때를 돌아보며 “내가 타격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하나하나 분석해줬다. KBO 레전드분들이 오셔서 코칭을 해주셨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세종시에 위치한 양지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 양서진은 올해 고등학생이 되며 세종시 리틀야구단을 떠나야 했다. 리틀야구단에 소속될 수 있는 나이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대신 곧바로 여자야구 국가대표가 되며 양상문 감독 이하 화려한 코칭스태프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대표팀 양상문 감독은 양서진에 대해 “야구 센스가 정말 좋다. 참 야무지게 야구를 한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수비 위치도 상대 타자가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알아서 조정하더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양서진은 대표팀 막내지만 당당하게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2번타자 우익수로 출장 중인 양서진은 리드오프 안수지가 출루하면 기습번트 작전을 주로 수행한다. 이마저도 놀랍게도 2주 전에 배운 것이라 한다. 양 감독은 “(양)서진이에게 2주 전에 ‘기습번트’를 알려줬는데 실전에서 해내더라”고 했다.
양서진의 30일 현재까지 국제대회 성적은 타율 0.750(8타수 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568, 5타점이다. 타율, 장타율, 출루율 모두 대표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볼넷도 3개나 얻으며 뛰어난 선구안을 증명했다.
지난 30일 홍콩과 2023년 아시안컵(BFA)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대활약하며 팀의 18-2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양서진은 최근 자신의 활약에 대해 “이상하게 홍콩에 오니 타격감이 좋아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2번 타자로 출루해야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는 “부담은 조금 있다. 그럴수록 리드오프인 (안)수지 언니와 상대 투수의 볼은 어떤지, 그래서 어떻게 쳐야하는지 계속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서진이가 알아서 수비 위치를 스스로 조정한다. 여자 야구 선수 중에 이런 선수는 처음 봤다”고 했다. 양서진은 “세종시 리틀에서 중견수로 뛰며 외야수들 수비 위치 조정에 대해 많이 배웠다. 상대 타자들의 스윙 자세나 타구가 맞는 소리만 들어도 공이 어디로 갈 지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서진과 함께 이 캠프에 참가한 또 한 명의 여자 선수인 김재향(15)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양서진과 김재향은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산하의 여학생을 위한 주니어 야구단인 ‘WBAK 천안시 주니어 여자야구단’에서 함께 뛰고 있다. 양서진은 “(김)재향이에게서 승리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다. 내년엔 재향이와 같이 국제무대를 누빌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김재향은 올해 나이 제한에 걸려 국가대표에 지원하지 못했지만 내년에 도전할 예정이다.
‘세계최강’ 일본과 지난 26일 조별리그 첫 경기를 하며 맞붙었다. 양서진은 “일본의 기량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내가 실력이 된다면, 일본 실업팀에 가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양서진은 31일 오후 7시(한국시간) 대만과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그는 “우리팀이 필리핀전 때와 같은 마음으로 다같이 집중한다면 해볼 만 하지 않을까 한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대한민국이 대만을 꺾는다면 결승에 진출한다. 은메달을 확보하게 돼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둘 수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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