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일부 연예인은 그라운드 1열서 관람하는데 벽만 바라보고 왔다.”

9년만에 한국을 찾은 팝스타 브루노 마스를 둘러싼 뜻밖의 논란이 계속이다. 브루노 마스는 지난 17~18일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펼쳤으나 이후 연예인 관람 특혜를 둘러싼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양일에 걸쳐 관객 10만 1000명이 관람하며 2017년 밴드 콜드플레이가 기록한 국내 최다 내한 공연 관객 수 10만명을 경신했다.

최고가 25만원에 달하는 이번 공연은 온라인 예매 동시 접속자만 116만명이 몰릴 정도로 반향이 뜨거웠다. 티켓은 예매 첫날은 45분만에, 둘째 날엔 25분만에 모조리 팔렸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음악평론가, 관계자들은 자신의 개인 채널에 “관람을 아예 포기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티켓을 구하기 힘든만큼 공연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지만 논란은 엉뚱한데서 불거졌다. 일부 연예인들이 그라운드 1열에서 관람하는 모습이 속속 포착되면서 ‘연예인 관람 특혜 시비’가 제기된 것.

실제로 이번 공연에는 그룹 방탄소년단 RM·뷔, 블랙핑크 제니, 빅뱅 지드래곤, 걸그룹 르세라핌,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NCT, 박진영, 임영웅, 소녀시대 수영, 엄정화, 산다라박, 딘딘, 뱀뱀 등 유명 K팝 스타들과 배우 이제훈, 이수혁, 송혜교, 정려원, 연정훈-한가인 부부, 정유미, 이서진, 이동욱, 가수 겸 프로듀서 윤종신, 방송인 송은이, 조세호 등이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연예인 특혜 시비가 불거졌고, 공정성을 두고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한 관객이 시야가 제한된 ‘벽뷰’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해 환불을 요청하면서 “유명 연예인들은 그라운드 1열에서 ‘공짜 관람’을 하는데 돈 내고 온 관객은 벽 보면서 공연을 관람하냐”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논란은 오해다. 통상 해외 유명가수 공연의 경우 가수 측이 직접 초청하거나 공연기획사에서 연예인 기획사의 부탁으로 선예매에 나선다.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기 K팝 가수들이 외국에서 현지 팝가수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대기실에서 인증샷을 찍듯 브루노 마스 측에서 직접 초청을 하거나,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이 일부 기획사의 부탁으로 선예매를 진행했다.

실제로 현대카드 측도 “연예인의 방문은 통상 아티스트가 직접 초청하는 가족, 친구, 뮤지션 등 지인을 위한 초대권을 받은 연예인이 방문한 경우와 연예인 소속사에서 구매한 티켓으로 방문한 경우에 해당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라이브네이션은 하이브 등 유명 K팝 가수들의 해외 공연 연출을 맡은 바 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영국 출신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콘서트에도 그룹 방탄소년단 RM, 슈가, 정국, 뷔부터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 몬스타엑스 형원, 가수 소미를 비롯해 배우 류준열, 이동휘, 박형식 등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브네이션은 이 공연의 기획사이기도 하다.

공연주최사인 현대카드가 ‘자본주의의 끝판왕’인 금융회사라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현대카드는 자사 상품 중 퍼플카드 회원들에게 이틀 전 선예매 특전을 주기도 했다. 퍼플카드의 연회비는 80만원이다. 지드래곤 같은 월드스타의 경우 연회비 250만원에 달하는 블랙카드 소지자다. 카드를 많이 소비하는 회원에게 현대카드가 주는 혜택이다.

일부 연예인의 경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초청한 건 사비로 티켓을 구매했기 때문에 회사와 관계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특혜와 혜택 사이에서 불거진 오해가 커지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셈이다. 다만 이같은 오해가 커져가는 중에도 평소 SNS를 애용하는 정부회장이 개인 채널에 별다른 해명 없이 브루노 마스와 인증샷만 게재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마디 해명이라도 남겼으면 35도 가까운 폭염 속에서 논란을 진화하려 진땀을 흘린 직원들의 노고를 덜어줬을 법하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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