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주=김태형기자] ‘소방관 파이터’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42·로드FC 충주)이 여제우(31·쎈짐)를 상대로 2라운드 TKO 승을 거뒀다.

신동국과 여제우는 24일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4 대회’에서 라이트급 토너먼트 리저브 매치로 격돌했다. 리저브 매치는 토너먼트 출전자 중에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겨서 기권할 경우 대신 출전할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경기다.

여제우는 그라운드, 타격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웰라운더형이다. 개인 사정으로 글로벌 토너먼트 시드 배정을 건 콘텐츠 ‘가오형의 스카우터’에는 참석하지 못했으나 그동안의 실력을 인정받아 리저브 매치 참가권을 얻었다.

원래 여제우의 상대는 한상권이었지만, 박시원의 부상으로 인해 공석이 된 자리를 한상권이 차지함에 따라, 신동국으로 상대가 바뀌었다.

신동국은 넷플릭스 ‘피지컬:100’에 출연해 추성훈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두 아이의 아빠다.

지난 23일 계체 행사에는 소방대원 상의를 입고 자녀들과 함께 나섰다. 상대인 여제우도 신동국의 자녀 한 명을 안고 사진을 찍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여제우는 “상대가 바뀌었는데 급하게 오퍼를 받아준 신동국 선수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여제우와 신동국은 치열한 그래플링 대결을 펼쳤다. 클린치 싸움에서 여제우는 젊은 패기로 신동국을 밀어붙였다.

신동국도 지지 않고 노장의 투혼을 발휘했다. 2라운드에 들어서 여제우의 클린치 압박에서 벗어난 신동국은 소나기 펀치를 퍼부었다. 결국 2라운드 2분 51초 펀치에 의한 TKO 승을 거뒀다.

119 구급대원 상의를 입은 신동국은 “2017년 첫 프로로 데뷔해서 8년 차 격투기 선수인데 3승 5패라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늘 팬들에게 죄송스런 마음이었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멋진 소방관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늘 불조심이며, 국민 여러분이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아이들과 와이프 사랑한다!”라고 외치는 멋진 가장의 모습을 보였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