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김민재가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전망이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의 29일 소식에 따르면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구두로 합의했고, 5년 장기 계약을 맺는 순서에 들어갔다. 바이아웃 조항에 따라 이적료만 최종 합의되면 이적 작업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로마노 기자는 사실상 이적이 확정적인 선수에게 쓰는 표현인 ‘Here we go’라는 문장을 통해 큰 이변이 없는 한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것이라 예고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도 올렸다.

앞선 27일 로마노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이 2주 전인 6월 중순부터 김민재 영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알렸다. 센터백 영입이 필요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여러 후보를 물색한 결과, 김민재를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설정했다. 의사결정이 마무리된 후에는 과감하고 확실하게 베팅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영입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원래 이적시장 초반만 해도 김민재의 유력 행선지로는 맨유가 꼽혔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은 바이아웃으로 알려진 이적료 5000만유로(약 712억원)에 연봉 1700만유로(약 242억원)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김민재의 마음을 돌렸다. 맨유가 제시한 연봉 600~700만유로 수준과는 차원이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챔피언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늘 우승을 노린다는 화려한 배경도 있다. 팀의 후광, 개인 조건까지 김민재에게는 맨유가 아닌 바이에른 뮌헨이 가장 매력적인 행선지로 떠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이 내건 조건에 따르면 김민재는 팀 내에서 연봉 순위 8위에 자리하게 된다. 사디오 마네(2200만유로), 마누엘 노이어(2100만유로), 토마스 뮐러(2050만유로), 르로이 사네(2000만유로), 요슈아 키미히(1950만유로), 세르주 그나브리(1887만유로), 레온 고레츠카(1800만유로)의 뒤를 잇는다. 킹슬리 코망과 같은 수준이고, 수비의 또 다른 핵심인 마티아스 더 리흐트(1600만유로)보다 많다. 상대적으로 이적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연봉을 조금 더 챙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 뮌헨은 그만큼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영입에 집중한 이유는 확실하다. 센터백 보강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2022~2023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분데스리가에서 겨우 우승했지만 라이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추격에 애를 먹었다. 여기에 독일축구협회(DFP)포칼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서 조기에 레이스를 마감했다. 타이틀 하나를 따내긴 했지만 아쉬움도 큰 시즌이었다.

다음시즌 도약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 보강을 진행했다. 마티아스 더 리흐트라는 믿음직한 센터백이 있지만 다요 우파메카노는 큰 경기에서 큰 실수를 범해 팀에 손해를 끼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또 다른 센터백인 뤼카 에르난데스는 이적을 선택했다. 에르난데스는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이 유력하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세계적인 클럽에 어울리는 수비수다. 지난시즌 김민재는 나폴리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팀의 리그 챔피언 등극 견인했다. 공격적인 팀 색깔에도 나폴리는 38경기에서 단 28실점만을 기록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하는 수비진의 활약 덕분이었다. 김민재는 수비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리에A는 분데스리가보다 수준이 높은 리그다. 한국과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치며 김민재는 적응에 실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독일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압도적인 수비력을 자랑하며 무실점 승리를 이끈 사례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선 의심 없이 확신을 갖고 김민재 영입을 진행할 만한 참고 자료였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요슈코 그바르디올(RB라이프치히)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김민재로 선회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맨시티는 그바르디올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김민재 역시 자신을 첫 번째 옵션으로 희망한 바이에른 뮌헨의 손을 잡기로 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영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어느 정도로 적극적인지 알 수 있는 사례다. 독일 최고의 클럽이자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유럽 최고의 메가 클럽으로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간절하게 원한다. 김민재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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