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대구FC의 ‘딸깍 축구’가 진화를 거듭한다.

최원권 감독이 이끄는 대구는 지난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따냈다. 승점 3을 확보한 대구(승점 31)는 중위권 싸움에서 다시 한번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날 대구는 최전방 공격수 에드가가 퇴장 징계로 수비수 조진우와 황재원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가운데서 승리를 챙겼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최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바셀루스가 팀에 서서히 녹아드는 중이다.

바셀루스는 올 시즌 대구가 데려온 외국인 공격수다. 동계 훈련 때부터 기대를 모았는데,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유의 스피드와 저돌적인 돌파가 K리그에 통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바셀루스 대신 케이타를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밀당’도 했다. 그리고 자극받은 바셀루스는 점차 제 모습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바셀루스는 제주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했는데 세징야, 고재현과 함께 대구의 역습에 중요한 구실을 해냈다. 세징야가 볼 배급에도 신경 쓰는 사이 바셀루스는 스피드를 활용해 제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리고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는 결국 장성원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최 감독은 “바셀루스가 K리그에 적응하는 것 같다. 팀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대구는 올 시즌 ‘딸깍 축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딸깍 축구’는 다양한 전술에 맞서는 대구가 ‘딸깍’하는 역습 버튼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알고도 못 막는 대구 역습 축구를 일컫는 말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역습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홍철 역시 ‘딸깍 축구’라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계 전지훈련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힘들 때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확실히 선수들이 후반전에 더 잘 뛰어다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에 강한 모습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구는 새로운 외국인 미드필더 벨톨라를 데려왔다. 대구에 입단하기 전 한 달여의 공백이 있어 출전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23라운드 광주FC전 명단에 포함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벨톨라는 17세 이하(U-17) 브라질 대표팀 출신으로 볼 키핑, 배급, 경기 조율이 강점으로 꼽힌다. 벨톨라가 3선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세징야가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게 된다. 대구의 ‘딸깍 축구’가 더 무서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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