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빈번히 무산됐던 메이저리그(MLB)의 한국 입성이 비로소 이뤄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2024년 3월 서울에서 맞붙는다. 이벤트성 경기가 아닌 MLB 2024시즌 개막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졌던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맞대결이 고스란히 서울로 옮겨질 전망이다.
MLB와 MLB 선수 노조는 13일 미국과 캐나다를 벗어나 2024년 3개국에서 MLB 정규시즌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시작은 서울이다. 3월 20일부터 21일까지 샌디에이고와 다저스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한국 최초의 MLB 정규시즌 경기이며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지역에서 열리는 9번째 MLB 개막전이다.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하면 일본, 호주에 이어 한국이 3번째다.
이전에도 MLB는 꾸준히 한국행을 추진했다. 작년 연말에는 MLB 올스타 경기를 진행했고 티켓도 판매했다. 하지만 올스타 경기를 몇 주 앞두고 내한을 취소하는 촌극을 벌였다. 티켓값을 높게 책정했지만 예매율이 매우 낮았다. 그렇다고 티켓값을 내리면 선수들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MLB 선수들과 맞대결을 고대하며 비시즌 훈련에 임했던 KBO리그 선수들만 피해자가 됐다.
그래서 선택한 게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정규시즌 경기다.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 내야수로 꼽히는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그리고 한국 야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인기가 많은 다저스가 서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MLB가 펼칠 수 있는 최고 흥행카드인 셈이다.
스타 플레이어도 많은 두 팀이다. 샌디에이고에는 매니 마차도와 후안 소토, 다르빗슈 류, 젠더 보가츠 등이 있다. 다저스는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 타선을 이끈다.
무엇보다 다저스는 오는 겨울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오타니 쇼헤이의 유력 행선지로 꼽힌다. 만일 오타니의 다저스행이 이뤄진다면, 서울에서 열리는 MLB 개막전은 흥행 대폭발을 이룰 것이다. 수많은 일본 야구팬이 영웅 오타니의 MLB 경기를 보러 서울로 집결할 게 분명하다.
MLB 롭 맨프레드 총재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시즌 개막전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MLB 팬들이 직접 눈앞에서 MLB 스타들을 만날 기회를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KBO 허구연 총재는 “이번 MLB 개막전 서울 개최가 성사되기까지 노력해주신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서울시 및 기타 관계기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메이저리그 경기를 국내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국 야구 팬들의 열정과 문화를 선보이는 큰 국제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MLB 사무국과 협력관계를 증진해 나가고 야구 팬들에게 더욱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탠 카스텐 LA 다저스 회장은 “우리 다저스 선수들은 박찬호, 최희섭, 류현진 등 역대 다저스에 소속되었던 한국 선수들을 포함하여 풍부한 야구의 전통과 재능을 가진 한국에서 우리의 재능을 펼쳐 놓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우리 다저스 선수들은 매우 설레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릭 그루프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CEO는 “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MLB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 한국은 풍부한 야구 전통과 열정적인 팬들, 그리고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 정말 대단한 야구의 나라이다. 파드리스는 다저스와 함께 글로벌 앰배서더로서 역사적인 2024년 한국에서의 개막시리즈에 참여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최 장소는 날씨를 고려했을 때 고척돔이 유력하다. 관중석 규모에 따른 흥행 수입을 고려하면 잠실구장이 낫지만 3월말 날씨를 생각하면 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이 나을 수 있다. 한국에서 MLB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스포츠인텔리전스 그룹 담당자는 “아직 대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대관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