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영화제 초청,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수상, 해외 153개국 선판매”

이 기록들은 영화 ‘보호자’가 개봉 전부터 얻어낸 결과다.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배우 정우성이 주인공 수혁을 연기하며 연출까지 동시에 맡았다.

29년 차 배우이자 ‘신인감독’으로 이번 영화에 참여한 정우성은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보호자’ 제작보고회에서 “실감이 안 난다. 제작보고회 잘하면 된다고 하고 왔는데, 진짜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막상 현장에 오니까 떨린다. 어떤 영화로 비칠지 하는 두려움도 있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성은 2014년 ‘킬러 앞에 노인’, ‘세가지 색 – 삼생’ 등의 단편을 연출했고 지난 2021년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제작을 맡기도 했지만 장편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영화를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 배우로 제안받고 그 이후에 연출까지 하게 됐다. 여러분도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단순한 구조다.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이 작품을 대할 때 어떤 시선으로 다가갈지 고민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또 “어떻게 보면 편안하면서도 정해져 있는 익숙한 이야기에 나의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큰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보호자’는 정우성과 절친한 ‘청담부부’ 이정재의 감독데뷔작 ‘헌트’와 함께 해외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이에 대해 정우성은 “오랜 동료이자 파트너, 친구인 정재씨와 영화를 만들었는데 같이 초대되고 각자 입장에서 서서 영화를 출품하는 기회를 또 맞이할 수 있을까 싶다. 오랫동안 간직해야 할 값진 감정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해외 관객분들의 여러 반응을 대할 때 빨리 한국 관객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어떤 평가를 받든, 매를 맞아도 한국 관객에게 먼저 맞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보호자’에는 정우성과 친분이 두터운 김남길, 박성웅도 출연한다. 김남길은 성공률 100%의 해결사이자 일명 세탁기로 불리는 ‘우진’을 연기했으며, 박성웅은 조직을 떠나기로 한 수혁을 추격하고 위협하는 인물인 보스 ‘응국’을 연기했다.

출연배우들은 연예계 대선배인 정우성을 흠모하는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주연 김남길은 지난해 ‘헌트’에도 카메오 출연한 바 있다.

김남길은 “정우성 선배님이 감독님으로 한다고 해서 출연했는데, 쉽게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개봉한 ‘헌트’ 때와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헀다. 내가 워낙 우성이형을 사랑하고 형의 작품을 보고 데뷔해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정우성 감독의 활동을 보면서 존경스러웠다. 20대부터 한결같이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모습에 믿음이 컸다. ‘보호자’ 촬영 중엔 진정한 갑을관계였다. 손발을 묶어놓고 세세하게 지시해주셨다. 방향을 잡을 때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번 작품에서 장발과 수염으로 이미지를 변신한 것에 대해 “제가 감독님께 의견을 드렸다. 제대로 빌런을 연기하기 위해 장발로 변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과 박성웅 이외에도 김준한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조직의 2인자 ‘성준’ 역을 연기했고, 박유나는 ‘우진’의 파트너이자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 역을 연기하며 강렬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준한은 “어렸을 때부터 정우성 선배님을 사모했다.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됐고, 촬영에 들어갔을 때도 재밌는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면서 정말 재밌게 잘 만든 것 같다. 예전에 맡았던 역할들은 자신을 감추고 포장되어있는 인물들이 많았던 거 같은데 조금은 솔직한 자기 모습을 거침없이 드러낸다”고 소개했다.

박유나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액션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엄마랑 부둥켜안고 춤을 췄다. 이런 캐릭터는 처음 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초반에 잡아주셔서 잘 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보호자’는 다음달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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