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투머치토커 남편과 무덤덤한 아내의 동상이몽 일상이 그려졌다.

2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개그맨 김찐과 피아노를 치는 아내 표신애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아내는 “연애 초반에 통장잔고를 보여줬는데 140원이더라. 그런데도 이 사람이랑 살면 단칸방에 살아도 재밌게 살 것같더라”라고 말했다.

뜨거운 열애 끝에 결혼한 두 사람은 화면에서 일산에서 김포로 이사를 가게됐다. 아내 마음에 쏙 드는 매물이 나와 1개월만에 촉박하게 이사를 온 남편은 대부분을 홀로 결정한 아내에게 불만이 쌓여보였다.

남편은 “여유가 있으면 일산 집을 처분하고 이사올 수 있었는데, 일정이 촉박해서 처가에서 돈을 빌리고 이런게 너무 불편했다”라고 말했다. 짐정리를 하는 도중 아이들이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자 남편은 짜증이 쌓여갔다. 하지만 거듭되는 남편의 잔소리에 아내의 얼굴은 굳어갔다.

계속 예민했던 남편은 “이삿날이 5월1일이었다. 아이들이 등원하는 날 이사해야한다고 날짜를 바꾸려고 했는데, 아내가 이사업체 뜻대로 그날로 했다. 그리고 처가에 애들을 보내놓으려고 했는데, 애들이 와버렸다. 애들이 밥을 먹고왔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남편의 화법을 유심히 듣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뭔가 ‘이 순서로 가야해’라고 정해지면, 그 꽂힌 상태에서 머물러 있는 것같다. 현재 일어나는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계속 반복한다”라고 말했다.

오 박사는 “남편의 핵심적인 양상은 주의력이 많이 떨어진다. 공항의 관제탑 같은 역할이 쉽지않다. 일의 우선순위와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성인 ADHD 성향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박사는 “그런데 참 천생연분인 것같다. 인지적 충동성이라는 말이 있다. 반응속도가 빠르다는 거다. 그런데 남편의 반응에 대해서 강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덜 싸운다”라고 말했다.

늦은 밤 남편은 대리운전을 하러 집앞으로 나섰다. 그는 “프리랜서라 수입이 일정치 않아서 탁송과 대리운전을 하고있다”라고 말했다. 이사 당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에 나선 남편은 피곤했는지 눈을 꿈뻑이는 모습이었다.

남편은 “유치원 때부터 틱장애를 앓았는데, 지금은 증상이 많이 호전된거다. 방송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가 틱장애였다. 그때는 방송에 적합지 않던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고단한 남편의 밤을 지켜본 아내는 먹먹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틱장애로 방송이 힘들어졌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때 한 어른이 ‘13세 방송인데 초등학생들이 너 따라할까 무섭다. 나무 역할하면 출연료 챙겨줄게’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주인공을 하지말라더라”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 박사는 “신경적 이상감각이 틱장애다. 학동기 연령의 20%가 일시적 틱을 경험한다. 치료를 동반하면 좋아지는데, 남편분은 아직 증상이 있다. 긴장과 불안이 영향을 주는데 어릴 때 무슨 일이 있었나 찾아보는게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남편은 “아버지가 많이 엄했다. 어머니랑도 두분이 너무 다퉈서 ‘나 보육원에 가면 안 되냐’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틱장애 때문에 오해를 받아 학교폭력을 당하기도 했지만, 부모는 위로보다 질책을 했다.

그는 “전철에서 틱 때문에 팔을 움찔하다가 성추행으로 오해를 받고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아내는 “틱에 대해 남편 때문에 알게됐다. 남편의 모습이 제게는 불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새벽에서야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이사에 대한 불만을 또다시 무한반복했고, 아내는 다시 말폭탄 속에 혼돈에 빠져들었다. 오 박사는 “남편이 사실 듣고싶었던 말은 아내의 인정이었다. ‘고맙다’는 말로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같다”라고 분석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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