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ㅣ정선=김기원 기자] 천년 고찰 정암사에서 지난 4일 열린 2023년 정암사 개산문화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정암사 창건 1,378주년을 맞아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개최된 개산문화제는 지난 2020년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자장율사의 유지를 계승하고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 4년째를 맞이했다.

4일 막을 올린 개산문화제는 만항재 정상 1,330m 산상화원에서 ‘함백산 풍류-말과 멋’ 문학행사를 시작으로 정암사를 주제로한 시와 산문 그리고 정선아라리가 함께하는 문학 산상콘서트가 진행됐다. 시인 리산, 강정, 박제영, 전윤호, 박정대와 소설가 김도연, 박경하의 시낭독에 이어 정선군립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진실이 아리랑 가락을 선보여 산상콘서트에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문학이 주는 아름다움과 아리랑 가락이 전하는 감동을 선사했다.

5일에는 개산문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이 정암사에서 연이어 펼쳐졌다. 오전 10시 개산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의 접전으로 범패 시연을 시작, 전통의식인 진영이운, 산중작법, 육법공양, 괘불헌공 등 장엄한 불교의식을 선보였다.

특히 12시에는 자장율사에게 개산재의 의의를 현창하는 고유재를 봉행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교구장 월장사 주지 정념 큰 스님이 참석해 헌화 및 헌다와 함께 법문을 진행했으며 최승준 정선군수, 이철규 국회의원, 이상호 태백시장, 전영기 정선군의장, 배왕섭 정선군부의장, 김기철 강원특별자치도의원, 신동란 교육장, 정연원 정선경찰서장,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이사, 최종수 정선아리랑재단 이사장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어 2시에는 순국 선열 및 정선·영월·태백·삼척 등 탄광 희생자와 강원랜드 등 지역발전의 이면에 안타깝게 삶을 마감한 사람들의 해원, 그리고 지역의 상생을 발원하는 천도의식으로 ‘함백산 위령제-하늘길을 걷다’가 진행됐다. 천도의식은 개산재와 같이 대한불교조계종 어산어장인 인묵스님을 법주로 불교 전통 작법 이수자 스님들이 함께 집전했다.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북방불교의 대표적인 도상(아이콘)으로 불교 가르침의 핵심주제인 마음을 형상화한 ‘심우도’를 현대의 몸짓과 소리로 해석한 ‘심우도-마음을 찾아서’라는 현대무용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개산문화제의 마지막 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정선군의 결혼이민자와 강릉시 외국인 이주 노동자 등 300여명이 참가해 모국을 떠나 대한민국에 정착하며 겪었을 어려움을 위로하는 다양성의 날 행사가 진행했다.

개산문화제의 대미를 장식한 산사음악회가 3시부터 진행돼 강허달림, 곽푸른하늘, 마드모아젤S 등 유명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더했다. 특히 한국 블루스의 디바라 불리는 강허달림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블루스 싱어송라이터로 실연(實演)이라는 정암사 산사음악회에 맞춰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감동을 선사했다. 또 포크음악을 표상하는 젊은 싱어송라이터 곽푸른하늘과 재즈와 탱고를 선보인 프로젝트 그룹 마드모아젤S가 펼치는 낭만적인 선율이 청량한 산사와 어우러져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천웅 정암사 주지스님은 “한국 불교만의 고유한 성격을 정초하고 불교의 기틀을 가진 자장율사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한 개산대제에 참석한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국태민안과 우순풍조를 염원했던 자장율사의 정신을 계승해 함백산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함백산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철규 국회의원은 “정선군민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 끝에 정암사 수마노탑이 국보 332호로 승격된 것은 정선군민의 자긍심과 긍지를 일으켜 세우고 천년 역사의 전통 문화 도시인 정선의 명예를 한층 드높이는 계기가 된 것”이라며 “최근 예측할 수 없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는 등 많은 국민께서 피해를 입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유구한 세월 이어온 개산의 뜻을 이어 대한민국의 도약과 국민화합을 향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정암사 창건 1378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네 번째 개산대재로 국민고향 정선을 방문한 모든 분들께 환영의 인사와 개산문화제 개최 시기를 앞당겨 지역 상생과 화합,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을 해 준 정암사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국보332호로 승격된 정암사 수마노탑은 서울 광화문에서 봉축등으로 선정돼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만큼 천년고찰 정암사의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cdc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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