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무더운 여름 속, 과자만큼 달짝지근한 웃음이 찾아온다.
15일 개봉한 영화 ‘달짝지근해:7510’은 과자만 먹다 영양실조에 걸린 제과회사 연구원과 대출상담원의 중년로맨스를 다룬 영화다.
영화 ‘왕의 남자’, ‘베테랑’, ‘타짜’, ‘공조’, ‘올빼미’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부터 도박사, 기업 간부, 형사, 왕까지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배우 유해진의 첫 로맨틱 코미디 연기 도전이기도 하다.
그의 상대는 당대를 호령한 배우 김희선이다. 김희선이 누구인가. 드라마 ‘미스터Q’(1998), ‘토마토’(1999) 등 90년대 로맨틱코미디를 접수한 최고의 미녀배우다. 결혼과 출산 후에도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2017), ‘앨리스’(2020), ‘내일’(2022), ‘블랙의 신부’(2022) 등에서 다채로운 연기변신을 이어갔다.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달짝지근해:7510’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끌어내며 웃음과 로맨스의 부담스럽지 않게 완성시켰다.
유해진은 극중 기업을 상장시키는 과자를 개발한 제과 연구원 치호로 분한다. 치호는 점심시간에도 개발할 과자를 먹으며 혼자 일하는 성실한 연구원이다.
그는 양아치 형(차인표 분)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대출상담원 일영(김희선)을 만난다. 미혼모로 살며 삶에 굴곡이 많았던 일영은 순수하고 어리숙한 치호를 보고 첫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부담스러워하는 치호에게 일영은 돈을 꿔서 밥을 같이 먹으며 치호의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어 간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치호를 위해 일영은 ‘밥풀’(차를 같이 타는 ‘카풀’에서 변형한 밥을 같이 먹는 모임)을 맺었고 이들의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성사된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일영의 딸 진주(정다은 분)는 가정폭력을 행사하던 아빠 때문에, 치호의 형 석호는 자신의 ‘쩐주’(돈을 대주는 사람을 저속하게 이르는 말)인 치호가 사라질까 봐 이들의 ‘연애’를 반대한다. 과연 미녀와 야수같은 두사람의 중년로맨스는 성사될 수 있을까.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의 클리셰가 담겼지만 유해진과 김희선이라는 두 주연배우의 이색 만남이모든 단점을 상쇄한다.
유해진의 코미디 연기는 단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만든다. 진지한 연기로도 관객의 폭소를 유발한다.
일영은 김희선, 김희선에 의한, 김희선을 위한 캐릭터다. 이 영화로 10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희선은 밝고 쾌활한 인물을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반전매력은 차인표다. 늘 바른 청년 역할의 차인표가 어딘가 모자란 깡패 역으로 웃음을 더한다. 멀끔한 양복 차림의 진선규와 tvN ‘술꾼 도시 여자들’에서 본 듯한 한선화의 조합도 웃음이 빵빵 터진다.
감독의 전작 ‘오빠 생각’(2016)에 출연했던 임시완과 고아성, 그리고 같은 날 개봉을 앞둔 ‘보호자’의 정우성이 특별 출연한 것은 눈길을 끈다. 15일 개봉. 상영시간 118분, 12세 이상 관람가.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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